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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ㅣ 감귤마켓 셜록 2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지랖은 좋은 걸까요, 아님 나쁜 걸까요.
근데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오지랖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없어지면 안 될,' '필요한'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그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없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처럼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돼요.
예전엔 '오지라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남일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버스나 전철 안에서 무거운 짐을 들어준다거나 아기를 데리고 탄 엄마, 나이 든 분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는 가벼운 친절함뿐 아니라 곤란한 상황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는 적극적인 선행들이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상이었더랬죠. 과거형, 아주 오래된 과거 같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완전히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져서 딴 세상이 된 느낌이에요.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자칫 나쁜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 다들 조심하게 되고, 이제는 투명벽이 있는 듯 서로 못 본 척하며 제 할 일만 하게 된 것 같아요.
《복수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는 박희종 작가님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자 '감귤마켓 셜록' 2탄이라고 하네요.
이 소설을 소개하는 단어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그건 바로 '오지랖'이에요. 감귤마켓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상한 낌새를 느껴도 대충 넘어갔을 텐데, 과수원집 가족들은 독보적인 오지랖으로 뭔가 '쿵' 하면 '짝' 하는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어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와 사회 이슈가 잘 버무려진 이야기라서 쭉 몰입되더라고요. 중고 거래를 하는 플랫폼 감귤마켓에서 흔한 에피소드들이 나중에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줄이야... 셜록과 왓슨처럼 비슷한 어감의 선록과 완수가 특수 관계로 등장해서 피식 웃음이 났네요. 선영, 선애, 지연, 미나, 태호, 선록, 완수, 그밖에도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OO 엄마들까지 사람 간의 관계, 속사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네요. 중요한 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오지랖은 우리 삶에 꽤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무엇보다도 복수는, 제발 살면서 복수를 꿈꿀 일이 없는 평온한 일상이기를 바라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