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사의 자식들아 - 내란죄 윤석열과 그 일당을 심판하는 탄핵 시집
황인두 지음 / 밥북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평소였다면 적나라한 표현은 매우 불편하게 느꼈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작년 이맘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보니 끓어오르는 감정들을 해소할 길이 없던 차에 이 책을 발견했네요.
《독사의 자식들아》는 '내란죄 윤석열과 그 일당을 심판하는 탄핵 시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우선 이 책은 12·3 내란사태 이후 해소되지 않는 감정들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깨어 있는 내내 답답한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 국민이 지켜봤던 대국민 긴급 담화에는 국회와 야당 국회의원들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킨 괴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이유로 들었어요.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내려진 비상계엄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뭐, 말도 안 돼!"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믿지 못했고, 실시간 영상을 통해 경찰들이 국회 출입을 막고, 무장한 계엄군을 태운 군헬기가 국회 경내에 진입하여 국회 본관 건물 유리창을 깨고 진입할 때는 비현실적인 공포를 느꼈어요. 분명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는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인지라 그냥 얼어버렸던 것 같아요.
밤 10시 27분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 담을 타고 넘어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하여 전원 찬성 가결하면서 국회의장이 대통령과 국방부에 계엄해제 요구 통지를 보냈을 때 겨우 한숨을 돌렸지만 통보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침묵하던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요건을 검토 중이라는 정보가 돌면서 불안해졌어요. 새벽 4시 27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 요구를 수용하여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말하면서 '다만, 즉시 국무회의를 소집하였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서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다'라는 사족을 달았을 때는 울화통이 터졌네요. 3분 뒤 비상계엄을 공식 해제하면서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6시간 만에 윤석열의 내란은 막을 내렸고, 뜬 눈으로 밤을 새웠으나 쉽게 잠들 수 없었네요. 수많은 시민들이 계엄날 국회 앞에서 계엄군의 진입을 막았고, 탄핵소추안 의결을 기다렸고, 체포될 때까지 관저 앞을 지켰어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한 윤은 수형복이 아닌 넥타이를 맨 말끔한 양복 차림으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남 탓을 하고 있어요. 입만 열면 궤변과 거짓말뿐이라 지켜보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이 시집을 읽으면서 그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했네요. <독사의 자식들아>라는 시의 마지막 연은 "용서받지 못할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끝내 사라질지니, 우리의 영원한 투쟁과 승리가 너희 죄악의 끝을 알리리라." (51p),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시에서는,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 그러나 이 싸움의 끝은 정해져 있다 / 법과 정의, 그리고 국민의 이름으로 / 민주주의는 반드시 이긴다." (92p) 라고 적혀 있어요. 국회와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증인들이 윤의 새빨간 거짓말을 속속 밝혀내고 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했다니,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는 것 같다"라며 헌법과 국민을 우롱하고 있네요. 거짓말, 거짓말, 또 거짓말 퍼레이드를 보면서 야만과 망상의 퍼포먼스가 하루 빨리 끝나기를, 그 일당들을 엄중히 처단하여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누구도 함부로 민주주의 문을 닫지 못하게 만들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