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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우리 모두가 함께 '이것'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책이 나왔어요. 여기서 '이것'이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책 속에 담긴 다양한 질문들과 생각을 통해 스스로 찾아내야 할 '길'이에요.
《최재천의 희망 수업》은 왜 '희망 수업'일까요. 책 표지에 적혀 있는,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라는 문장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우리는 흔히 미래를 현재 이후에 다가오는 미지의 시간이라고 여기는데, 미래는 모두에게 무차별적으로 다가오는 예정된 시간이 아니에요.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 (9p)이라는 앨런 케이의 말을 인용하면서, 정해진 미래든, 만들어갈 미래든, 그 미래가 이 암울한 현재보다는 더 밝아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있어요. 우리가 미래를, 미래가 오기 전에 구축하는 방식은 꿈이고, 꿈의 능력은 미래를 희망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힘이에요. 희망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오히려 비관과 결합되어 스스로 절망적인 상태를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비관적 전망을 뚫고 솟아나는 힘이라고 볼 수 있어요. 희망의 정의를 부탁받자, 아리스토렐레스는 "희망은 깨어 있는 이의 꿈이다." 라고 답했대요. 인간은 미래를 생산하는 존재라는 사실, 꿈꾼다는 건 희망을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이기에, 이 책에서 다루는 열한 가지 주제를 '희망 수업'이라고 명명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AI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우리 모두는 통섭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한 방법은 진짜 공부가 필요한데 '최재천의 특별한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여기서 기억해야 할 두 가지는 '통섭'과 '숙론'이에요.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 저는 우리 사회에 통섭이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consilience(통섭)'를 'jumping together(함께 솟구친다)'라는 의미로 이해합니다.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분야 간 소통을 이끌어내어 함께 승화한다는 뜻입니다. 우리 중에서 홀로 통섭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빈치가 아니라면 우리는 함께 통섭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공부를 하고 서로 다른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 서로에게 배우며 통섭을 이뤄내야 합니다. 그 방법론으로 저는 숙론(熟論)을 제안합니다." (12p)
한국 사회가 희망을 갖고 나아가려면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 문제이고 가능한 해결책인지를 논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자는 그 과정을 토론 대신 숙론을 하자고 이야기한 거예요. 대한민국은 지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기에 우리는 '가지 않은 길'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에요. 자연계의 모든 동식물을 다 뒤져보면 손을 잡지 않고 살아남은 동식물은 없다고 해요. 이 사실을 뻔히 알면서 남을 어떻게든 해치고 갈아엎어야 내가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 건 탐욕에 눈이 먼 어리석음이겠지요.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 함께 손잡고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즉시 행동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