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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놀라워라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5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9월
평점 :
"이토록 위험 가득한 세계 속에서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 속에서
인간의 비참과 위대 사이를 가르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아이들은,
아이들은 놀라워라."
(111p)
《아이들은 놀라워라》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에세이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에요.
이 책에는 아이들의 사진과 함께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안데스 산맥, 헤브론 광야, 브란따 항구, 시미엔 산맥, 아프간 난민촌, 인레 호수, 하산케이프, 팔레스타인 난민촌, 페샤와르 시장, 파키스탄 흙벽돌 공장, 쿠르디스탄, 볼리비아 오지 마을 '라 이게라', 아프가니스탄 산악 국경 마을... 험하고 거친 곳에서도 아이들은 해맑은 표정으로 웃다가 울다가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감정들을 느끼게 만드네요.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아카족 마을의 아이가 나무둥치 위에 종자 싹을 가꾸는 모습이에요. (Akha Phixor village, Ban Phapoun Mai, Phongsali, Laos, 2011) 이 사진과 나란히 적혀 있는 '씨앗을 지키는 아이'라는 시를 보면, "마을 어디에서나 보이는 중심 자리에 / 한 생을 마친 수백 년 된 고목 위로 / 다음 생을 이어갈 종자 싹이 트고 있다. 결실은 아래로 고르게 나눠져야 하지만 / 고귀한 종자는 높은 곳에 두어야 한다. / 높은 곳은 더 춥고 척박하고 고독할지라도 / 태양과 별들이 그를 품고 단련해주는 곳. / 그리하여 마침내 새날의 희망이 되는 것. / 아이가 정성스런 손길로 종자 싹을 가꾼다." (36p) 아이들의 존재 자체가 고귀한 씨앗인데 그 아이들이 씨앗을 지키고, 싹을 틔우며 가꾼다는 것이 시대의 희망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느껴졌네요. 아이들을 품어 줄 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아이들의 삶을 망치는 것들과 싸워나가야 한다고, 박노해 시인의 사진과 언어를 통해 깨닫는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