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 나의 두 번째 교과서
EBS 제작팀 기획, 정우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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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예술 세계의 문턱이 높다고만 여겼는데 최근 유능한 도슨트들 덕분에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법을 배웠네요.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은 특별한 미술 수업 같은 책이에요. 저자는 우리에게 스물한 명의 화가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인생과 작품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미술을 공부하고 화가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이유는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삶과 작품을 통해 내 인생을 되돌아보고 위로와 감동을 받기 위해서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해요. 그것이 그림이라는 예술이 지닌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에서는 이론적인 설명 대신 화가의 인생 이야기 속에 작품 해설이 더해져서, 아주 특별한 인생 수업을 받는 느낌이 드네요.

"이중섭과 모딜리아니. 그들에게 사랑은 단순한 감정 그 이상이었다. 온갖 역경과 가난 속에서도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뮤즈와의 소통이었으며, 삶을 견디게 해준 힘의 원천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적 성과를 남겼다. 예술과 사랑은 분리될 수 없고, 고통과 창조는 다른 것이 아니다. 과연 우리도 그들처럼 고통을 견디면서도 아름다움을 창조해낼 수 있을까? 혹은 우리도 그들처럼 가볍지 않은, 어쩌면 전 인생을 건 특별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49p)

예술적인 재능을 타고나지 않아도, 사랑은 모든 사람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랑해봤고, 사랑하고 있다면 마음 깊숙히 어떤 변화를 경험했을 테니 말이에요. 그 사랑의 대상이 화가처럼 뮤즈일 수도 있고, 연인일 수도 있는데 근본적으로 예술가들은 이 세상을 몹시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고통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위대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건 뜨거운 심장으로 이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안타까운 인생은 있어요. 예술가의 삶이 늘 불행한 건 아니지만 특유의 섬세함이 그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든 것 같아서, 때로는 작품이 아름다울수록 더 슬프고 아프게 느껴지네요. 과연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절규>라는 그림으로 유명한 뭉크는 여든 살 나이에 사망하기 전에 이런 글을 남겼다고 해요. "나는 예술로 삶과 그것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내 그림들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좀 더 명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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