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는 성교육
잉코 지음 / 그라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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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외모지상주의, 성적대상화, 편견으로 뒤덮인 몸 이미지가 가득한 사회에서

여러분에게 "몸은 아름다운 거예요. 자신의 몸을 사랑하세요."라는 말은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몸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도 있어요. 꼭 아름다워야만 하는 것도 아니죠.

몸은 그냥 몸일 뿐인 걸요.

몸에는 정답도, 기준도 없습니다!

(22p)


《제목 없는 성교육》은 청소년 성교육 전문가 잉코의 책이에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성교육,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을 거예요.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은 독립된 교육시간이 배정되지 않은 데다가 그 내용마저도 부적절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어요. 요즘 초등 자녀를 둔 부모들 중에는 소그룹 성교육으로 불리는 성교육 과외로 사교육에 기대는 실정이네요. 시대 변화에 맞춘 실질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공교육에서 제공해야 마땅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충격적인 N번방 사건 이후에도 딥페이크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 성문제가 급증하고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른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네요. 사실 어른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어른들부터 올바른 성교육이 이뤄져야 부모의 역할도 잘 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성(性, Sexuality)을 잘 알면 재미있고 자유로워집니다." (5p)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 이 문장에서 출발한 성교육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우리 몸과 관계에 관한 올바른 인식이 무엇인지를 설명함으로써 즐거운 성문화를 상상하는 질문들을 던지고 있어요. 첫 장에 옷을 입지 않은 몸, 벌거벗은 몸 그림이 나와 있는데 살짝 당황스럽더라고요. 그만큼 몸, 성에 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존재한다는 의미일 거예요. 몸은 그냥 몸일 뿐이라는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성에 관한 잘못된 인식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아이들이 궁금하게 여길 만한 부분들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주네요. 다 읽고 나니 책 표지에 적혀 있는 "상상 안내자 잉코, 여러분과 함께 상상하고 싶은 성"이라는 문장의 의미를 알게 됐어요. 이 한 권의 책으로 성교육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인 거예요. 열린 마음으로 성을 인식하고, 성을 주제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거죠. 저자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하는 연습, 질문을 던지며 사회·문화를 천천히 조금씩 바꿔 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편견, 혐오, 차별에서 비롯된 여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교육이 선행되어야 해요. 성교육은 그 중 하나인 거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적 태도와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마음은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어요. 성교육은 자신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하여 남도 나와 같이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배우는 거예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경계가 존재하는데, 그 경계를 알고 서로의 경계를 지키는 것이 존중의 방법인 거죠. 인성 교육, 관계 교육을 포함하여 삶 전반의 문제를 다루는 포괄적 성교육,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은 교육에서 찾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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