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
코비엣TV 엮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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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어둠이 무서웠던 것 같아요.

불을 끄고 잠을 청할 때 깜깜한 어둠 속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아서 여름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썼던 기억이 나요. 근데 어느 순간 어둠이 더 이상 무섭지 않았어요. 안전한 어둠을 알게 됐다고 해야 하나, 암튼 다른 곳은 몰라도 우리 집 내 방의 어둠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걸 확신한 뒤로는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푹 잠들었네요. 아무래도 그때부터 마음 놓고 공포 호러 미스터리 장르를 즐겼던 것 같아요. 만약 귀신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을 펼쳐 볼 일은 없었을 거예요.

《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는 공포 콘텐츠 유튜브 채널 '코비엣 TV 공포라디오' 의 레전드 실화사연집이에요.  저자는 대략 10여 년 전, 서울 소재의 지하 2층 헬스장에서 일하면서 처음 귀신을 목격했다고 해요. 2019년 본인의 실제 체험담을 공포 콘텐츠로 만들면서 코비엣 TV 라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고, 점차 다양한 괴담과 제보 사연을 1인칭 공포 라디오 형태로 제작하면서 현재 구독자 12만 명의 인기 유튜버가 되었다고 하네요. '보이는 라디오'처럼 영상이 나오고, 라디오 DJ 처럼 공포 사연을 조곤조곤 들려주는 방식이라서 공포영화 매니아를 위한 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 내용들 중에서 레전드 사연을 골라 소개하고 있어요.

똑같은 공포 이야기도 어떤 방식으로 접하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정도가 다를 텐데, 수치로 따진다면 책으로 읽는 것이 가장 낮은 단계, 영상으로 보고 듣는 것은 중간 단계, 괴담 속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일 거예요.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매운 떡볶이 중 순한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매운맛이 올라오듯 서서히 공포감을 주는 이야기네요. "내가 봤는데..." 라는 진짜 자신이 겪은 이야기가 제일 강력한 것 같아요. 여기에 소개된 내용들은 지역이 특정되어 있고, 그 지역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찾아갈 수 있는 곳에서 귀신을 목격한 이야기라는 점이 공포 스위치가 되는 것 같아요. 문득 앗, 그곳! 아무렇지 않다가도 불현듯 이야기가 떠올라서 소름이 돋더라고요. 혹시나 이상하게 목덜미가 서늘해지거나 음침한 느낌이 든다면... 평범한 일상에서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궁금하다면 코비엣 TV, 누구든지 원한다면 공포의 세계로 안내하는 '무서운 이야기'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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