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드는 책 읽기의 기적
김현주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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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했던 문학 수업의 추억이 있어요.

문학 작품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글을 쓰는 활동은 한 번도 없었고, 오로지 시험을 위한 내용들을 줄줄이 암기하는 시간이었거든요.

최근 AI가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에서 딱 한 문제를 틀렸는데, 이는 수능 국어 영역 문학 문제를 푸는 데 문학 감상 능력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증거라면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다 퇴직한 교사는 수능 국어 영역에서 문학 문제가 사라진다면 일반계 고등학교 문학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시를 써보고, 소설 전체를 다 읽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더라고요. 매우 동의하는 바예요. AI도 다 맞힐 수 있는 문학 문제가 수능에서 사라지고 학교 수업이 바뀌어야 인공지능시대에 꼭 필요한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 공부 때문에 책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문해력과 공감능력을 운운할 게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책 읽는 환경과 습관을 만들어줘야 해요.

《엄마가 만드는 책 읽기의 기적》는 17년 차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현주 선생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2008년부터 서울시 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2016년부터 대안교육기관으로 이직해 국어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가장 좋았던 점은 자신이 읽고 싶은 문학책을 마음껏 읽고 수업시간에 같이 나눌 수 있다는 점이었다고 이야기하네요. 일반 학교에서는 교과서 위주의 활동이 전부인데 대안 학교에서는 국어 시간에 교과서 대신 문학 작품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독후 활동을 했대요. 가슴 뛰었던 작품에 대한 감동을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라서, 아이들이 "벌써 끝났네.", "선생님 수업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라고 말했다니 너무 놀라웠어요. 그동안 초등학교 참관 수업을 쭉 봐 왔지만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수업을 거의 못 봤거든요. 저자는 샬롯 메이슨의 교육 철학인,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책(Living book)을 주어야 한다." 를 강조하면서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서 꼭 해야 할 일들 중 하나가 '살아있는 책 읽기'라고 이야기하네요. "살아있는 책이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과 상상력을 자극해서 깊이 있는 학습을 끌어내는 책." (5p)을 의미하며, 아이들은 살아있는 책을 통해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에서 생각을 넓히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갈 수 있다는 거예요.

이 책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독서 교육 로드맵을 제공하고 있어요. 어떻게 우리 아이를 잘 키워야 할까를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 줄 내용들이네요. "책 읽기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행복한 관계" (58p)라고 표현했듯이 책 읽기를 통해 형성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기 때문에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 된다는 거죠.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자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라는 점을 명심한다면 앞으로의 시간들을 더욱 소중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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