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
박상재 지음, 김현정 그림 / 샘터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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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뜸북 뜸뿍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오빠 생각>이라는 동요 가사예요. 어릴 때 자주 불렀던 동요라서 익숙하지만 가사 내용을 깊이 있게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막연하게 슬프다는 감정을 느꼈는데, 이 동요를 주제로 한 동화책 덕분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게 됐어요. 2025년은 <오빠 생각>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2025년 5월에는 수원 화성 인근에 <오빠 생각> 노래비가 세워진다고 하네요.

"논밭이 펼쳐져 있는 너른 벌판, 노송과 능수버들이 울창한 숲. 논에서는 뜸부기가, 숲에서는 뻐꾸기가 우는 수원 화성 장안문과 화홍문 사이 마을에서 문학과 음악을 즐기는 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불과 열두 살의 나이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시 「오빠 생각」을 발표한 최순애(1914~1998) 선생님입니다. 최순애 선생님이 당시 소년 문사들이 글솜씨를 뽐내던 잔치 마당 《어린이》 잡지에 「오빠 생각」 시를 발표한 시기는 1925년 11월이었습니다. 최순애 선생님은 출판사인 개벽사의 일로 서울에 자주 가서 소식도 없는 여덟 살 위의 신복 오빠를 그리워하며 「오빠 생각」을 썻씁니다. 소녀는 서울 쪽 북녘 하늘을 바라보며 돌아오지 않는 오빠를 하염없이 기다렸지요." _ 작가의 말 중에서

박상재 동화작가님이 쓰고, 김현정 그림작가님이 그려낸 《오빠 생각》은 최순애 시인의 시 「오빠 생각」을 모티브로 한 그림 동화책이에요.

오래 전부터 즐겨 부르던 동요 속에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가 담겨 있을 줄은 몰랐어요. 동화의 주인공 순이는 서울에 간 오빠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오빠를 기다리느라 마음 졸이던 순이는 단짝인 홍이와 함께 동네를 거닐며 오빠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워요. 동화 속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포근해져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언덕길에 피어 있는 꽃밭에서 순이와 홍이는 꽃송이를 따서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며 흥얼흥얼 봄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시무룩해 있던 순이는 어느새 표정이 환해지고, 아이답게 뛰어놀고 있어요.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뛰노는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라를 빼앗긴 시기에 아이들은 어땠을까요.

순이는 홍이와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주위가 어두워지자 무섭다며 울먹이는 홍이에게, "홍이야, 무서워하지 마. 우린 둘이잖아." 라며 말해주네요. 순이도 무서웠지만 내색하지 않고 홍이를 달래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혼자였다면 똑같이 울고 말았을 순이가 홍이와 함께라서 버텨냈듯이 우리들은 어려운 고비마다 합심하여 이겨냈어요. 순이의 두 눈에 맺힌 눈물은 이제 그만, 다시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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