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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심는 구근이야기 - 가을부터 봄까지, 꽃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
조자영 지음 / 돌배나무 / 2024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식물을 좋아하지만 잘 키우지 못하는 편이라 식집사의 세계를 기웃대고 있네요.
우연히 수선화 구근을 선물받아서 예쁘게 꽃을 피워내는 과정을 보면서 구근 식물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양파처럼 생긴 알뿌리만 봐서는 어떤 꽃을 피울지 짐작하기 어려운데,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이 참으로 사랑스러워요. 제대로 키우는 방법을 몰라서 일회성으로 끝난 것이 너무 아쉬웠네요. 구근 식물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수선화, 튤립, 무스카리와 같이 가을에 심어서 그 다음 해 봄에 피는 꽃은 추식구근이라 하고, 반대로 봄에 심어 가을에 꽃이 피는 꽃은 춘식구근이라고 한대요.
《가을에 심는 구근 이야기》는 유튜브 채널 <엄마의 가드닝> 조자영 님의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가을에 심는 추식구근의 구입 적기, 구입 요령, 손질과 보관방법, 소독법, 수경재배 및 정원에 심는 방법 등 구근 키우기에 관한 정보들이 계절 순서대로 나와 있어요. 가을은 구근을 심는 시기이고, 겨울은 꽃을 기다리는 시간이며, 봄은 결실의 시간, 그리고 여름은 꽃이 만들어지는 시간이라는 것이 우리 인생과 닮아서 묘한 감동을 주는 식물이에요. 12월이 지나 구근을 구입하면 종종 썩은 것처럼 외피가 말캉해지는데 이런 경우엔 구근을 안쪽 깊숙이 만져서 중앙 심지까지 말캉거리면 썩은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정상적으로 공기주머니가 생긴 거래요. 날씬하던 구근이 꽃이 시듦과 동시에 다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는데 생식 성장의 종료인 동시에 영양 생장이 시작되는 것으로 광합성을 하는 족족 포도당이 자당, 자당에서 전분의 형태로 변환되어 구근에 저장되는 거래요. 구근의 부피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구근도 있고,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히아신스 같은 구근도 있으니 이런 특성을 알고 있어야 잘 돌볼 수 있어요. 겨울 동안 구근 비대라는 영양 생장 모드로 변환하여 묵묵히 구근 안에 개화에 필요한 모든 양분을 비축한다는 점이 생명의 신비네요. 식물을 죽이지 않는 모든 변화는 그 스스로의 필요와 성장을 위해 있다는 저자의 말이 어쩐지 우리 모두를 향한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로 들렸네요. 추식구근에 관한 알찬 정보들 덕분에 사랑스러운 구근 키우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