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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의 민족: 범인은 여기요
박희종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1월
평점 :
어쩌다 배달의 민족은 오토바이를 타게 됐을까요.
원래 배달의 민족은 우리 한민족을 의미하는 표현이었는데 지금은 배달 앱을 대표하고 있으니 뭔가 씁쓸하네요.
《추리의 민족》은 박희종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책 제목을 봤을 때부터 배달의 민족을 연상케 하더니 주인공 종일의 직업이 배달 라이더였네요.
종일은 3년을 사귄 여자친구 다정이와 헤어진 다음 날, 자신이 했던 말을 몹시 후회하고 그녀를 찾아가지만 만날 수 없었어요. 단순히 자신을 피하는 줄 알았는데, 수상쩍은 일들이 벌어지면서 심각성을 느끼게 된 종일은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정석, 순경과 함께 여자친구 실종사건을 추적하게 되는 이야기예요. 도대체 다정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상황만 보면 암울한데, 그 와중에 너스레 떠는 순경과 똑부러지는 정석 덕분에 숨 쉴 틈을 주네요.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도 못 낼 일인데, 친구들이 발벗고 나서주고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주니 조금씩 희망이 보여서 좋았어요.
"... 그에게 배달 일은 그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생계 수단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지금,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
가볍게 스쳐 지나갈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도와주고 있었다.
모두가 자기 일인 것처럼." (129p)
여기까지는 감동 모드였는데, 그 뒤에는 절망 모드로 이어져서 조금 힘들었어요. 나쁜 놈들,,, 연신 화가 나는 상황들이 펼쳐지네요. 이럴 때, 짠! 하고 슈퍼히어로가 등장해서 해결해준다면 얼마나 통쾌할까요. 비록 꿈 같은 얘기지만 그래도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은 뚫릴 것 같거든요. 하지만 이 소설은 물거품 같은 판타지 말고 아주 매운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드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슈퍼히어로가 올 때까지 마냥 손놓고 있는 타입이 아니라는 것, 배달의 민족은 그냥 빠르기만 한 게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항상 불을 밝혀 나아가는 빛남과 밝음이라는 DNA를 지녔다는 것, 그리하여 역사의 굴곡마다 투쟁하며 우리 땅 우리 것을 지켜냈다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럽다는 결론에 이르렀네요. 두 손 불끈 쥐고,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