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 - 세상의 기준에 좌절하지 않는 어른의 생활법
양승렬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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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논어 책은 많지만 그림 조합은 처음인 것 같아요.

아무리 인생에 도움이 되는 공자님 말씀이라도 그 내용이 어려우면 읽을 엄두를 못 낼 텐데, 이 책은 논어의 핵심 문장을 알기 쉽게 해석하고 그 내용에 맞는 그림이 어우러져 이해를 돕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를 위한 논어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조선의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논어》의 독서법은 하루 한 번, 자신만을 위한 시간에 각 주제를 선택하여 읽으면 돼요. 1일부터 68일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나와 있어서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원하는 주제를 골라 읽어도 괜찮아요. 저자가 이 책을 만들 때에 목표로 삼은 것은 한국에서 가장 쉬운 논어였다고 해요. 논어는 공자의 지혜가 집약된 최고의 자기계발서라서 한 번만 읽어도 유익하지만 곁에 두고 수시로 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거죠. 원문 해석이 어려우면 읽다가 포기할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중심을 단단하고 잡고 싶은 어른들에게 꼭 필요한 64개의 문장을 골라 본연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하네요. 무엇보다도 조선의 그림을 함께 조합한 것인 특별한 강점으로 작용했네요.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공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니, 느낌상 쏙쏙 흡수되는 것 같아요. 조선후기 산수화인 장시흥의 <관폭도>를 보면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와 시냇물이 멋지게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에는 스승님이 냇가에서 말씀하신 "가는 것이 이 물과 같구나. 밤낮을 쉬지 않고 흐르는구나." (67p) 라는 문장이 나와 있어요. 이 구절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바로 이 점이 논어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는 거예요. 처음 논어를 읽는 사람은 친절한 번역이 있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고,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양한 해석을 찾아서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 보길 추천하고 있어요. 저자의 일차원적 해석은 시간 흐름에 대한 탄식이고, 이차원적 해석은 배움에 대한 격려이며, 삼차원적 해석은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자연 법칙과 같이 내면의 흔들림이 없는 성인의 경지를 물의 흐름에 비유했다고 보는 관점이에요. 그래서 "다양한 해석은 시야를 넓힌다." (66p) 라는 교훈을 전해주네요. 힘들더라도 해석의 경계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자신의 논리를 만들어 가야 내공이 쌓인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에요. <관폭도>를 그린 장시흥은 도화서의 화원이었고, 정조의 어진을 제작할 때 김홍도와 함께 참여했다고 하네요. 화원은 주문된 그림을 위주로 그리기 때문에 본인의 개성을 담기 어려운데 민간에 남긴 그림에서 자신만의 폭포를 그려낸 거죠. 저자는 이 책 역시 논어와 그림에 대한 해석은 모두 저자의 관점이므로 그냥 수용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해석을 찾아볼 것을 권하고 있어요. 어른으로서 논어를 읽는 방식이 곧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맞닿아 있다는 걸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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