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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 먹었으면 즐길 때도 됐잖아 - 좋은 건 계속하고 싫은 건 그만두는 거침없고 유쾌한 노후를 위한 조언
와다 히데키 지음, 유미진 옮김 / 오아시스 / 2024년 11월
평점 :
백세 시대를 맞이하고 보니 막연히 오래 살기 보다는 건강하게 나이드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네요.
《이 나이 먹었으면 즐길 때도 됐잖아》는 일본 최고 권위의 노인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의 책이에요. 저자는 30여 년간 노인정신의학 분야에 종사해왔고 현재는 <와다 히데키 마음과 몸 클리닉>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고령자를 '영 시니어'라고 부르면서 영 시니어 파워를 기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어요. 요즘 60~70대는 매우 건강한 편이지만 전두엽의 노화는 40대부터 시작된다고 해요. 신체 노화보다 전두엽의 노화가 먼저 진행되면서 감정이 노화하면 뇌와 몸의 노화도 가속화되기 때문에 진짜 무서운 노화는 감정의 노화예요. 실제로 늙었다고 느끼는 마음이 몸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주변에서도 심심치않게 확인할 수 있어요. 툭하면 나이 탓을 하며 활동을 줄이다가 확 늙는 거죠. 65세를 기점으로 전기 고령자가 되면 젊을 때보다 의욕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만 미리 포기하지 말고 지금껏 해오던 모든 일을 쭉 이어가면서 심신을 젊게 만드는 영 시니어 파워를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점이에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일하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는 해도 나이가 든 만큼 젊을 때와는 다르게 일하는 방식을 익혀야 해요. 젊을 때는 돈과 효율을 추구했다면 노년에는 경험과 지식을 살려 누군가를 돕거나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가치를 두는 것이 좋다는 거죠. 취미 모임이든 자원봉사든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 활동에 노력을 기울이고 간단한 일이라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돈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써야 치매와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어요. 나이들수록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자는 생각으로 절약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몸을 움직일 수 있고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가는 동안은 인생을 제대로 즐겨야 후회가 없어요. 돈은 건강할 때 써야 잘 쓰는 거예요. 제목에서도 '즐길 때도'라는 부분을 빨간색으로 강조했듯이, 노년기의 행동 기준은 '즐겁냐, 즐겁지 않냐'로 정하라고 조언하네요. 노년기를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려면 면역 기능 유지에 신경써야 하는데,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없애고 마음껏 인생을 즐기며 살아야 면역 기능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하니, 무조건 즐거운 일을 우선으로 두는 것을 철칙으로 지켜야 해요. 또한 인간은 언젠가 반드시 치매에 걸린다고 각오해 두라는 조언을 하면서, 치매에 걸려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까 지레 겁 먹지 말라고 조언해 주네요. 미리 알고 준비하면 훨씬 잘 대처할 수 있어요. 행복한 노후란 치매를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추었을 때 누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카세가와 씨의 <시니어 파워>라는 책에는, "시니어 파워란 미끄러진 김에 쉬어 가는 힘이랄까? 원래 노인이란 끊임없이 느릿느릿 굴러가는 상태를 말한다." (194p)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영 시니어의 이상적인 모습인 것 같아요. 피할 수 없는 노화, 치매를 현명하게 받아들이며 잘 사는 법을 배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