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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월급 받고 살고 있습니다
정환정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1월
평점 :
우연히 젊은 농부의 귀농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시골생활의 새로운 면들을 알게 됐어요.
귀농이라고 하면 은퇴 후의 모습으로만 상상했지, 도시 청년들이 시골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모습은 의외였거든요.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요, 농사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까요,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농업 생태계 안에서 경제적 성장이 가능할까요.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 나왔어요.
《시골에서 월급 받고 살고 있습니다》는 귀농귀촌에 관한 취재기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북적이는 서울에서 학교, 직장, 신혼 생활을 하다가 결혼 3년만에 통영에서 출산과 육아를 하게 되었고,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에서 발행하는 계간지의 취재를 담당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농업인들을 만났다고 해요. 요즘 뉴스를 보면 지역 청년세대의 인구감소와 유출, 수도권 이주 가속화, 지방소멸, 인구절벽 등등 심각한 내용들이 많은데, 직접 지역을 취재한 저자는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들이 시골에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들을 많이 만났다고 하네요. 2019년부터 다양한 농업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산업으로서의 농업이 갖고 있는 경쟁력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여러 현장과 사례들을 소개하는 책을 출간하게 된 거예요.
여기에 소개된 농업인들은 이미 일정 궤도에 올랐거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마냥 낙관적인 모습만 보여주지는 않아요. 어떤 분야든지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많고, 농업은 그 비율이 압도적이라고 할 정도 진입은 쉽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어요. 다만 농업의 성장 가능성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놀라운 수익률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어요.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라 지원을 통한 확장, 경영으로 이어지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어요. 귀농과 혼재해서 사용하는 창농이라는 말은 신조어로, 농사를 잘 짓는 데서 더 나아가 그 생산물을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경영활동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해요.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 전라남도 단독으로 지원하고 있는 활동이며,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농산업 창업 표준모델인 청년창농타운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고 하네요. 귀농귀촌 사업에 대해 궁금하다면 낭만은 내려놓고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기본적인 마음 준비뿐 아니라 자신이 농업 현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살펴보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저자의 조언은 우선 한번 살아보라는 거예요. 꼭 농사를 짓지 않아도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1년 살아보기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참여하라는 거예요. 여행을 온 것처럼 구경해도 괜찮지만 그보다는 일상생활을 하듯 마트나 시장에 가거나 마을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연습을 해봐야 적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거죠. 귀농귀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면 그 이유를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야 후회 없이 잘 살아낼 수 있다는 값진 조언이네요. 무엇을 하든, 어디에 살든, 결국 스스로의 삶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