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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조용필 -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레전드
홍성규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아야 해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 "
솔직히 그때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워낙 유명 가수라서 그 분의 존재와 노래를 모를 수는 없는데, 귀로만 들었지 마음으로 듣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노래뿐만이 아니라, 세월이 흐른 뒤에 그 진가를 알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옛어른들의 말씀처럼 '다 때가 있는 것이여',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네요. 가왕 조용필의 명곡들, 뒤늦게 감탄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어요.
《청춘 조용필》은 홍성규 기자가 36년 만에 공개하는 조용필의 삶과 음악 취재록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조용필이라는 가수가 막 슈퍼스타로 등극하던 시절부터 20년간 스포츠 신문 연예기자로서 대중음악 전문 기자로 활동했는데,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햇병아리 기자 시절, 얼떨결에 서른여덟 살 청년 조용필을 처음 만난 인연으로 '용필이 형'이라고 부르며, 인간 조용필의 삶과 음악을 가까이에서 취재하고 연재할 수 있었대요. 조용필의 '가왕'이라는 수식어는 홍상규 기자가 생각해낸 것이라는데, 만약 대중들이 인정하지 않았다면 금새 잊혀졌을 거예요. 그만큼 대중들도 슈퍼스타 조용필에게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는 '가왕'이라고 인정한 거죠.
이 책에서는 '가왕 조용필'의 모습뿐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인간 조용필'의 시간들을 담고 있어서, 조용필의 음악을 사랑하는 대중들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요즘 가을을 타는 것인지 유독 예전 노래들을 찾아 듣게 되는데, 조용필의 앨범들은 그야말로 보물상자 같아서 모든 곡들이 명곡이네요. 2013년에 발표한 19집 앨범에 실린 '바운스'를 통해 잊고 있던 '가왕 조용필'의 존재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였어요. 오늘날 K팝의 인기는 갑자기 벌어진 현상이 아니라 슈퍼스타 조용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팬덤 문화의 원조인 '오빠 부대'를 탄생시켰고, 아시아 팝스의 원조였어요. 화려한 뮤지션의 삶이었지만 그를 곁에서 지켜본 기자의 눈에는 처절하게 고뇌하는 인간 조용필이 보였다고 하네요. 어떤 가수들은 음악이 삶의 한 부분일지 몰라도, 가왕 조용필에게는 음악이 인생의 전부라는 것, 음악이 전적으로 그를 이끌어 가고, 돈도 명예도 사랑도 음악을 위해 다 내려놓을 정도라는 거예요. 삶을 노래하는 가수 조용필의 모든 것을 담아낸 기록, 우리나라 대중음악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로서 기억해야 할 내용이네요. 눈부시게 찬란한 청춘, 우리에게 음악은 늘 청춘인 것 같아요. 20집 앨범이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하네요. 일흔네 살의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음악의 힘, 진정한 가왕의 새로운 음반이 무척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