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박람회장 1 : GA 가을 위의 산책 - 유준상의 첫 판타지 동화
유준상 지음, 이엄지 그림 / ㈜소미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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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박람회장 1》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동화예요.

저자가 배우 유준상님이라 살짝 놀랐어요. 워낙 다재다능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동화를 쓰셨다니 좀 의외였어요. 보통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동화 장르를 선택했다는 점이 신기했어요. 연기자로서 봐 왔던 유준상님은 늘 열정과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분인데, 역시나 동화 속에도 그 좋은 에너지가 느낄 수 있었네요.

이 책에는 꽤 많은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주인공 쥬네스는 호기심이 많고 순수한 40대의 무명 배우라고 하네요. 테니스를 아주 좋아해서 동네 테니스장을 갔다가 테니스 할아버지를 우연히 만나면서 박람회장으로 모험을 떠나게 돼요. 방금 테니스를 같이 치고도 돌아서면 처음 본 사람처럼 수줍어하며, "저기, 나랑 테니스 좀 쳐줄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테니스 할아버지 덕분에 두어 시간을 땀 흘리며 치게 된 주네스는 할아버지가 건네 쪽지를 보고 계속 부탁하는 이유를 알게 돼요. 테니스 할아버지는 쥬네스에게, "내가 박람회장으로 안내하고 싶은··· 한번 가볼래요?"라고 말했고, 거기가 어떤 곳이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다 있는 곳이죠. 그런데 한번 들어가면 언제 나올 수 있을지는 몰라요." (26p)라는 거예요.

자, 박람회장으로 가볼까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는 솜사탕 속으로 빨려들어간 쥬네스는 텅 빈 어두운 터널을 날다가 갑자기 기억을 잃고 박람회장에 밀림 같은 숲에서 깨어났네요. 어리둥절한 쥬네스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죠. 비술 아저씨, 별 양치기, 구름맨, 닥터 스카이, 스노우 브라더, 산 할아버지, 나무그루, 초록 풀 초니, 바람 아주머니, 스완 레이크, 런던 포그, 몬트리올 까치, 분당 까치, 로드 아저씨, 가로등 아저씨······ 다양한 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친절하게 조직표가 나와 있어서 서로 간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요. 신기한 박람회장을 둘러보다가 문득 주네스의 꿈속 세계가 이런 모습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네요. 낯선 듯 익숙한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른들이 꾸는 꿈, 저도 드물지만 영화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지는 꿈을 꿀 때가 있거든요. 현실과 꿈 사이, 그 어딘가를 방황하는 주네스를 통해 삶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었네요. 물론 박람회장 안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느냐는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니, 다른 사람들에겐 제가 몰랐거나 알아채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이 책은 《당신이 몰랐던 박람회장》 1권이며, 'GA 가을 위의 산책'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40대인 주네스가 느끼는 인생의 가을을 살짝 엿본 기분이에요. 마지막 장에는 2권 'NA 나란히 걷기'에서 펼쳐질 이야기, 사막과 바다, 우주로 떠나는 쥬네스의 모험을 예고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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