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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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이상한 일들이 버젓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세상을 살고 있어요.

가짜 뉴스, 잘못된 정보들, 음모들로 넘쳐나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가 아닐까 싶어요.

《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는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댄 애리얼리의 책이에요.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황당하고도 충격적인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어요. 평행우주 속에 존재하는 '나의 사악한 쌍둥이'라고 표현했는데, 누군가 악의적으로 댄 애리얼리를 사칭하여 게시글을 올리고, 동영상까지 제작해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었던 거예요. 이런 거짓말을 진짜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대단한 착각임을 깨닫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고 해요. 분명 자신이 누구라고 밝힌 다음에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으려고 했는데 전혀 통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어쩌다가 음모론의 주인공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왜 잘못된 믿음에 빠져들고 거짓 정보를 퍼트리는지는 살펴볼 수 있기에 그 여정을 담은 책이 나오게 된 거예요.

이 책은 인간의 비합리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잘못된 믿음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이유를 소개하고, 잘못된 믿음에 빠지지 않기 위한 사회과학의 다양한 도구와 통찰을 제시하고 있어요. 우선 여기에서 사용되는 '잘못된 믿음(오신념, misbelief 미스빌리프)'이라는 용어는 왜곡된 렌즈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잘못된 믿음에 빠진 사람들은 이 왜곡된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점점 말도 안되는 추론을 하면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설명하게 돼요. 저자는 잘못된 믿음이 일종의 과정이 되어 사람들을 점점 더 깊이 끌어당기는 깔때기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누구든지 이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를 타고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어요. 멀쩡한 정신 상태에서 판단한다면 잘못된 믿음의 허점을 금세 발견할 수 있지만 이미 빠져든 사람이라면 잘못된 믿음을 전하는 오신자 misbeliever 로 나아가게 되는 거예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음모론에 빠지는지 궁금할 텐데, 책 속에 나온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지금 믿는 것이 얼마나 확실한가를 파악할 수 있어요. '지구는 둥글다'라는 문장에 대해 '참/ 거짓'을 판단하고, 자신의 대답을 어떻게 믿게 되었는지, 확신하는 이유를 설명해보면 그 믿음이 신뢰할 수 있는 확고한 출처자 전문가에게 철저하게 의존해왔음을 알 수 있어요. 우리는 모든 의견을 늘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수 없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선택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출처를 찾는 거예요. 날마다 쏟아지는 데이터 홍수에서 정신을 보호하려면 기본적인 믿음이 필요한 거죠. 우리 사회에서 신뢰가 사라지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고 볼 수 있어요. 신뢰 상실이 사람들을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로 이끌고 있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신뢰 회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신뢰를 되찾아야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공감되는 지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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