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인의 눈으로 읽는 제주 문화 이야기
최미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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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을 위한 책은 읽어봤지만 제주 문화를 주제로 한 책은 처음이네요.

《육지인의 눈으로 읽는 제주 문화 이야기》는 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인 최미경님의 책이에요.

우선 이 책은 송성대 교수님의 제주 문화, 제주인의 정체성, 해민정신(개체적 대동주의) 연구를 토대로 한 내용이며, 저자는 이어도연구회에서 가장 가까이, 가장 오랫동안 송성대 교수님을 모셨던 연구원이라고 하네요. 저자가 제주학센터에서 「이어도 설화 스토리텔링 방안 연구」라는 논문을 쓸 때, 송 교수님이 그 논문을 읽으시고 이어도연구회 학술발표회 자리에서, "최미경은 제주의 최경리가 될 겁니다." (7p)라고 말씀하셨대요. 이어도 설화가 제주 지역 문화 콘텐츠뿐만 아니라 이어도 문화로서 지닌 소중한 의미를 널리 알리는 이야기꾼이 되라는 당부의 말씀이셨던 거예요.

제주인들이 오늘날 본토 한반도를 육지라고 부른 시기는 오래 전의 일이며 처음 문헌에 나온 것은 16세기 백호 임제가 과거에 급제하여 문안차 제주 목사였던 아버지를 만나러 왔다가 제주에서 보고 들은 풍물을 기록한 <남명소승>이라는 책에서라고 하네요. 이렇듯 제주를 소개한 옛 문헌들은 육지인이 제주를 어떻게 보았는지, 육지인의 관점에서 쓰여진 기록이기에 제주의 본질을 다 담아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이 책은 '육지인의 눈으로'라고 표현했지만 제주학 연구의 발판을 만든 송성대 교수님과 함께 했던 연구원 최미경님이 쓴 글이기에 가장 균형잡힌 시각에서 들려주는 제주 문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요.

제주인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지역정체성은 무엇일까요.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에서 나타난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 어느 지역보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고찰하면 알 수 있어요. 땅이 척박하니 제주에서는 논농사는커녕 밭농사도 수확량이 적어서 멀리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거죠. 제주의 선조들은 척박한 환경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인고와 불굴의 정신으로 공동체 정신을 발휘하며 살아왔는데, 개체적 대동주의를 실천하며 살아온 해민정신이 제주의 대표적인 지역 정신이라고 정의한 분이 송성대 교수님이에요. 개체적 대동주의란 자유를 신장할 수 있도록 개체를 인정함과 동시에 평등을 지향하여 공동체 의식을 갖도록 하는 인간주의적 이념이며, 해녀의 공동체 생활, 어촌의 공동바당, 중산간의 공동목장 등이 제주의 공동체 정신을 잘 나타내주고 있어요. 경쟁과 연대라는 바다 생활자들의 정신문화는 가장 제주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정신이라 할 수 있어요. 그동안 잘 몰랐던 제주인들의 문화를 알고나니 탐라인들의 자유로운 해민정신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새롭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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