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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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 자체를 증오하지 않습니다.

가볍게 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증오하지 않습니다.

내가 증오하는 건 밤이든 낮이든 술을 먹고 직접 운전해서 집에 돌아가려는 사람들입니다."

(213p)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는 김진성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소설은 음주운전을 소재로 한 이야기예요. 주인공 유정인은 강신기업교육센터에 소속된 법정 의무교육 강사인데 실제 업무는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무료 강의를 해주고, 신약 '알모사 10'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방문판매업이에요. 신약 '알모사 10'의 효과는 복용하면 금세 혈중알콜농도 0%가 된다는 거예요. 아무리 술을 마시고 운전해도 알모사 10을 마시면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지 않는 거죠. 음주운전의 면죄부가 된 알모사 10은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도 급증하게 되는데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고, 살인과 맞먹는 범죄라고 생각해요. 음주운전에 대한 법 개정과 처벌은 조금씩 강화되고 있지만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네요. 음주운전 가해자들을 다수 변호해온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 가해자들이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하네요. 너무 술을 많이 마셔서 만취 상태라 기억조차 안 난다는 가해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운전을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음주운전 가해자들은 초범만큼 재범이 많다는 것이 문제예요. 음주운전으로 다른 누군가의 삶을 망가트리고 죽음에 이르게 한 뒤에 후회하는 건 너무 늦은 일이에요. 음주운전 자체를 근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해요. 술을 마시는 건 자유지만 운전대를 잡는 순간 범죄자가 된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해요. 사람들은 '남의 일'이라고 여기면 무관심해지는데,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에요.

소설에서는 신약 알모사 10을 통해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고 있어요. 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소설은 묻고 있네요. 피해자의 고통과 분노가 클수록 선택지는 하나가 될 것 같네요. 중요한 건 음주운전 사고는 미연에 막을 수 있는 범죄라는 거예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신약 알모사 10이 아니라 정신을 번쩍 차리게 만들 냉수가 아닐까 싶네요.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정과 기본적인 윤리의식, 상식을 지녔다면 음주운전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거예요. 술을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예 술을 끊게 만들어야 해요.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 때문에 알코올 남용을 간과했던 것 같아요. 어느 나라는 공공장소에서 술 취한 사람들도 처벌하는 법이 있다던데, 우리나라도 음주문화와 음주 관련한 법들이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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