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캡슐 텔레포터
이재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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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외모가 능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어요.

성형수술로 인생이 바뀐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이제는 현실이 되었으니 말이에요. 예전에 비해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풍조, 외모지상주의가 짙어지면서 성형, 뷰티산업은 점점 더 호황이네요. 더 잘생기고, 더 예뻐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손쉽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미래가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브이 캡슐》은 이재은 작가님의 SF소설이에요. 이 소설에서는 가상의 미래 도시 비주얼 시티에 살고 있는 고교생이자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차도은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햅틱 기술과 홀로그램을 결합한 비주얼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는 비주얼 시티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비주얼템을 구입할 수 있어요. 비주얼템은 얼굴, 몸매, 키, 목소리뿐만이 아니라 패션 의류, 장신구 등등 외적인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어요. 그야말로 돈만 있으면 마법지팡이처럼 재투성이 소녀가 신데렐라가 될 수 있는 세상인 거예요. 비주얼 시티는 메타버스의 아바타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미래 도시라고 볼 수 있어요. 도시에 촘촘히 깔린 광선과 비주얼템이 만나면 다양한 홀로그램이 만들어져 인체의 겉모습에 덧씌워지고, 보이는 그대로 촉감으로 느낄 수 있어서 감쪽같이 변신할 수 있어요. 다만 비주얼 시티를 벗어난 지역인 내추럴 시티에서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돼요. 사람들이 너도나도 비주얼템으로 외모를 바꾸다 보니, 비주엘템을 반대하는 '리얼리티'라는 단체가 생겨나 시위를 하는 일이 빈번해졌는데 그들이 브이 캡슐을 터트리면서 피해자가 생기고 있어요. 브이 캡슐은 5센티미터가량의 길쭉한 캡슐 모양의 상품인데 대상자의 머리 위에서 브이 캡슐을 열면 그 안에 있는 광선 방해 물질이 안개처럼 뿜어져 나와서 몇 분간 비주얼템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어요. 주인공 차도은은 카페를 가던 중 시위대 근처를 지나게 됐는데, 그때 사고가 벌어졌어요. 시위를 하던 남자가 갑자기 건물에서 나오는 여자에게 브이 캡슐을 터뜨렸는데 비주얼템이 걷히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나타났고, 피해여성은 비명을 지르면서 가까이 서 있던 도은을 붙잡고 도와달라고 한 거예요. 하지만 비주얼템이 벗겨질까봐 놀란 도은은 그 여자의 손을 휙 뿌리치며 꺼지라고 소리쳤고, 그 장면을 누군가 촬영하여 영상을 올리면서 도은의 정체가 알려진 거죠. 유명 인플루언서로 인기를 누리던 도은에게 온갖 악플이 쏟아졌고, 힘들어하는 도은 곁에 새로 전학 온 송모현이 다가왔어요. 비주얼템이 바꿔놓은 세상 속 십대 아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네요.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하다보니 자꾸 거울을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보이는 것들이 상당히 많은 영향을 주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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