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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건 죽음
앤서니 호로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8월
평점 :
올해는 유난히 무더워서인지 추리나 스릴러, 호러물이 끌렸어요. 뭐, 굳이 날씨 핑계를 대지 않아도 좋아하는 장르라서 언제든 읽었을 작품이네요.
빛바랜 듯한 색감의 표지, 무엇보다도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했네요. 《숨겨진 건 죽음》은 앤서니 호로위츠의 추리소설이에요. 읽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전작 《중요한 건 살인》이 있었네요. 괴팍한 천재 전직 형사 호손과 어리바리 소설가 호로위츠가 함께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가는 내용이에요. 여기서 죽음은 리처드 프라이스라는 잘나가는 이혼 전문 변호사가 살해된 사건이에요. 프라이스는 소송의 상대측에게 와인병으로 치겠다는 협박을 받은 며칠 뒤 실제로 와인병으로 살해된 채 발견되었어요. 사건 현장에는 초록색 페인트로 급하게 휘갈겨 쓴 '182'라는 숫자가 남겨져 있었어요. 공포 영화 포스터처럼 페인트가 주르륵 흘러내렸고, 엉성하고 비뚤빼뚤했고 8이 1과 2보다 훨씬 컸어요. 바닥에 떨어진 붓이 마룻바닥에도 초록색 자국을 남겼어요. 용의자는 모두 여섯 명인데 모두가 거짓말을 하며 뭔가를 숨기고 있어요. 도대체 그들이 감추려는 비밀은 무엇일까요. 모든 증언과 단서는 제공된 상황에서 추리 게임은 시작되네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를 떠올렸다면, 빙고! 호손과 호로위츠와 함께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면 돼요. 추리 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네요. 살해당한 변호사 프라이스와 용의자들과의 관계, 용의자들의 진술 등 그 어떤 것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고요. 왜냐하면 각자 말 못할 사연들이 있으니까요. 살인의 동기, 그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네요. 앤서니 호로위츠의 작품은 처음인데, 역시 에드거상 수상 작가의 소설은 다르네요.
"OO가 쓴 시를 훑어보았다. 영어지만 붓으로 쓴 일본어처럼 까맣고 구불구불한 서체가 쓰였다.
174번에서 181번 작품이 수록된 면이 펼쳐져 있었다 (작품마다 제목은 없고 번호가 달려 있었다).
충동적으로 페이지를 넘겼는데 맨 위에 실린 182번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내 귓전에 속삭이는 그대
그 모든 단어가 재판
내려진 판결은 사형."
(197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