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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체를 부탁해
한새마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9월
평점 :
그럴 것 같다는 식의 예상을 빗나가며, 섬뜩한 반전을 주는 이야기는 흔치 않아요.
더군다나 첫 장에는 여러 작가님들과 서점장, 리뷰어들이 '이 책에 보내는 찬사'가 나와 있어서 궁금했죠. 정말 그럴까요.
《엄마, 시체를 부탁해》는 한새마 작가님의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집이에요.
장편소설인 줄 알았더니, 일곱 편의 단편 작품이 수록되어 있네요. 한새마 작가님은 2019년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에 <엄마, 시체를 부탁해>로 신인상 수상, <죽은 엄마>로 2019년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 <어떤 자살>로 2021년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우수상 수상, <마더 머더 쇼프>로 2022년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우수상 수상, <잔혹범죄전담팀 라플레시아걸>로 2023년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예상을 수상했어요. 다수의 수상 경력만 봐도 미스터리 추리 장르에서 주목받는 작가님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근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읽어보니 앞서 '이 책에 보내는 찬사'에 한 줄을 더해야 할 것 같아요. 이것이 장르다!
처음 등장하는 작품인 <낮달>은 비교적 순한 맛이지만 오염된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워요. <엄마, 시체를 부탁해>는 뒷골이 땡기는 느낌이랄까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어서 잠시 멍해진 작품이에요. 사랑이라는 이유로 어디까지 용납할 수 있는지, 너무 어렵네요. <위협으로부터 보호되었습니다>는 SF 스릴러를 통해 공포의 본질을 보여주네요. <마더 머더 쇼크 Mother Murder Shock>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반전을 준 작품이에요. <어떤 자살>은 어쩐지 <엄마, 시체를 부탁해>에서 딸 예나를 떠올리게 만드네요. <잠든 사이에 누군가>는 사기의 끝, 자기 자신조차 속이고 마는 인물을 보여주네요. <여름의 시간>은 2019년으로 시작해 2010년까지, 시간을 되감기하여 사건의 진실을 알려주는 독특한 작품이에요. "우리한테 끝이란 게 있을까요?", "사실은, 저였죠? 그 여자가 아니고요." (215p) 라는 대화 속 의미를 서서히 깨닫는 과정이 소름돋네요.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나의 지옥보다 당신의 지옥이 더 견딜 만한지" (63p)인데, 작품들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지옥을 엿본 느낌이에요. 충격과 반전 미스터리, 바로 여기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