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
해원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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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카식》은 해원 작가님의 SF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에요.

소설은 대형 참사로 시작되고 있어요. 서울역을 떠나 부산으로 향하던 KTX 070 열차 사고가 발생했고, 그 열차 안에는 주인공(홍선영)의 언니인 홍은희가 타고 있었어요. 정부는 이미 사고 현장 수색을 마쳤으나 조사 결과를 숨기고 있어요. 승무원과 탑승객까지 모두 186명 중에서 생존자 0명, 부상자 0명, 사망자 0명이에요. 열차가 통째로 사라진 거예요. 버뮤다 삼각지대도 아니고 경부선 철로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주인공 홍선영은 서른한 살의 여성이며 2년 전 교통사고로 인한 뇌 손상으로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었어요. 유일한 가족인 언니가 살뜰히 돌본 덕택에 퇴원하여 일상 생활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뇌가 취약한 상태라서 조심해야 한다고 했어요. 기억상실증과 어눌한 말투로 인해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선영을 위해 언니가 인터넷에서 어뷰징 기사 쓰는 일을 구해줬고, 바깥 일은 전부 언니가 도맡아 해줬어요. 언니 없이 살아본 적 없는 선영에게 갑작스런 언니의 실종도 충격이지만 그 언니를 뒤쫓는 이들로 인해 선영까지 위험에 처하게 됐어요. 도대체 열차는 왜 사라졌고, 그들은 왜 언니를 쫓고 있는 걸까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 선영의 시점에서 하나씩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너무도 흥미진진하네요. 언니의 말만 믿고 자신을 연약한 환자로 여겼던 선영에게 일련의 사건들은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것들이 가짜라는 걸 확인시켜주고 있어요. 정체불명의 요원들의 추격 때문에 긴장감은 더해가고, 조금씩 풀려가는 의문들이 짜릿한 재미를 주네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우리가 지나온 미래'라는 부제가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는데, 마치 시간을 빨리 돌린 것처럼 휘리릭 - 놀라운 SF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아요. 널리 입소문을 내고 싶네요.


"가림막을 치는 대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도리일 겁니다.

이 정부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기로 한 겁니다."

"왜요·······. 도대체 왜 ······."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할 테니까요. 대혼란이 벌어지겠죠.

정권에 불리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면 탄핵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울질하고 있는 겁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이용해야 자리보전하는 데 득이 될지.

방향이 잡히고 난 뒤에 공식입장이 나오겠죠."

(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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