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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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로 오컬트 포크 호러》는 박해로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섭주》라는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된 박해로 작가님은 가상 도시 '섭주'를 배경으로 매우 독특한 공포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번 소설에서도 섭주를 배경으로 한 세 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수낭면에 가면 수낭법을 따르라>는 1986년 섭주 수낭면에 위치한 수낭 국민학교에 갓 발령받은 총각 선생, 이상식이 겪은 이야기예요.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잖아요. 주변 사람들을 아무런 이유 없이 의심하고 미워하는 것도 문제지만 덮어놓고 믿는 것도 어리석은 일인 것 같아요. 언뜻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마음 속에 칼을 품고, 타인을 해하는 이들을 가리켜 악인이라고 부르죠. 교묘하게 낯빛을 숨긴 채 무해한 척 다가오는 이들을 무슨 수로 막겠어요. 근데 이상식 선생의 경우를 보면 평소 행실을 탓할 수밖에 없네요.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그 결과는 인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네요.

<며느리는 약했지만 여인은 강했다>는 섭주군청 문화관광과에서 최근 철거하기로 결정된 <열녀의 집>, 최 진사댁 고택에 관한 이야기예요. 앞선 이야기처럼 이번에도 "섭주에 오면 섭주법을 따르라. 즉 정신 바짝 차려 귀신을 경계하라" (99p)는 경고를 해주네요. 공포소설 작가 최수현은 귀신들린 고택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섭주에 온 외지인으로, 덥석 미끼를 문 것이고 그 덕분에 우리는 섭주 사람들의 비밀을 알고 말았네요.

<지옥에 떨어진 형제>는 유명한 화가 이정욱 화백의 갑작스런 죽음 뒤에 그를 인터뷰했던 정나영 기자에게 온 소포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예요. 이정욱 화백이 정나영 기자에게 보낸 것은 '이정욱 비망록'이라고 적힌 책이며, 마지막 당부를 남겼어요. 이동욱 화백은 자신의 고향을 안동이라고 했지만 실은 섭주 사람이었고,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신작 <이별>은 40년 전 비밀을 담고 있었네요. 아이고, 이런... 험한 것을 보고야 말았네요. 아니지, 결국에는 그 추악함이 드러나고야 말았네요.


"여기 섭주에 사는 사람들, 마음은 하난데 귀는 셋이다.

하나는 듣는 귀, 하나는 못 듣는 귀, 하나는 안 듣는 귀야.

실제로 진실을 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는 진실을 듣고 있으면서도 안 듣는 척하고 있어.

그래서 우리를 돕지 않는 거야.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해."

(2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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