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입니다! - 다시 쓰는 슬램덩크
민이언 지음, 정용훈 그림 / 디페랑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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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팬은 아니었지만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재미있게 봤던 학창시절이 있었죠. 작년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되면서 『슬램덩크』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슬램덩크』와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책이 나왔어요.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강백호와 또래였던 친구들이 어느덧 영감님의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마음은 늙지 않았어요. 당신의 열일곱 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난 지금입니다!》는 '다시 쓰는 슬램덩크'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민이언 작가님이 다시 쓰고 정용훈 작가님이 그려낸 "어게인 세븐틴!"이라고 하네요. 저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슬램덩크』의 연재가 끝이 났고,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 추억이 되어버린 이야기지만 다시 펼쳐 본 페이지마다 여전히 17살의 어느 날을 살고 있는 강백호를 마주하게 되었다고 해요.

" 『슬램덩크』의 등장인물들에게는 그날 이후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을까? 그들은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권태에 허덕이던 한 중년이 기나긴 회상의 서사 끝에 어린 시절의 꿈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결말에서 주인공은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철학자 들뢰즈는 이 소설을 평함에 있어, '끝은 시작 속에 있었다'고 표현했다. 무언가를 위해 불사르던 그 푸르렀던 날들에 관하여, 그로써 모든 세대가 겪는 보편적 인문으로서의 '잃어버린 시간'에 대하여 써내린 글들이다. 거기서 멈춰 버린 이야기, 거기에 두고 온 이야기. 『슬램덩크』의 마지막 장면에 펼쳐지는 그 바닷가가 그 상징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이 바닷가로 다시 돌아온 그들은 무엇이 되어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사랑했던 우리는 무엇이 되어 있나?" (12-13p)

'우리는 무엇이 되어 있나?'라는 저자의 질문이 가슴에 콕 박혔어요. 아름답고 찬란한 청춘의 꿈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던 그들이 이야기,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어쩐지 낯설게 느껴질 만큼 세월이 흘렀나봐요. 킥킥대며 재미있게 봤던 만화 이야기가 이제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네요. "농구 좋아하세요?"라는 평범한 질문이 소연의 입을 통해 강백호에게 전해졌을 때, 그 강렬한 에너지를 잊을 수가 없어요. 좋아하는 감정은 찰나지만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자신을 바꿀 정도로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는 걸,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때로는 기적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때는 사랑이 뭔지도 모를 나이였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모든 건 사랑에서 시작되었고, 그 사랑 덕분에 성장했고 성숙해진 거예요. 농구라는 스포츠 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인생 경기로 보면 흥미로워요. 영광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우리에겐 소중한 '지금'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열일곱 살의 순수함과 열정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잊혀졌던 거예요. 마음 속 어딘가에 깊숙히 넣어뒀던 그 마음들을 꺼내기만 하면 돼요. 지금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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