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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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께서 강림하셨습니다.

영접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어떠셨습니까?"

(205p)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신도윤 작가님의 오컬트 호러 소설이에요.

주인공 이준은 초등학교 시절에 화재로 가족을 모두 잃었어요. 초등학교 교사가 된 이준은 시골 작은 마을에 발령이 났지만 그리 기쁘진 않았어요. 최대한 빨리 발령을 받고 싶어서 지원율이 제일 적은 곳으로 신청한 것이라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거든요. 그가 가게 될 학교의 이름은 한사람 초등학교, 소재지는 한사람 마을인데 내비게이션으로도 길을 헤맬 정도로 외진 곳이었어요. 마일 입구에 있는 허름한 슈퍼에 들어가니 노파 한 명이 카운터에 앉아 있었고 카운터 위에는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의 사진이 있었어요. "우리 아들이야. 잘생겼지?" (22p) 노파가 갑자기 말을 걸어왔어요. 한사람 마을을 찾는다고 했더니 노파는 마을 이름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더니, "거기는 왜? 그런 데는 안 가는 게 좋아. 가봤자 좋을 것 없어. 내 말 들어." (23p)라고 했지만 사정사정을 해서 겨우 가는 길을 알아냈어요. 고마운 마음에 아무거나 집어 과자를 사려고 했더니 그냥 가져가라면서 대신에 마을에 가서 이 슈퍼와 자기 얘기는 절대 하지 말라는 당부를 하는 거예요. 뭔가 심상치 않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그게 무엇인지는 결말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한사람 마을의 이장은 목사를 겸하고 있는데, 이장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은 이준을 마주칠 때마다 교회에 오냐고 물었어요. 이상한 건 교회에 오냐는 질문이 초대의 의미가 아니라 점점 경계하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도대체 마을 사람들은 왜 다들 교회 예배에 열을 올리는 걸까요. 이준이 목격한 것은... 이게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먼저 들지만 중요한 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맹신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어쩌면 그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신과의 영접이라니, 만약 신이 당신의 소원을 들어준다면 무엇을 말할 것인가. 설마, 그러나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요. 마지막까지 아니길 바랐는데... 앞서 지나쳤던 조각들이 모두 채워지고 나니, 보고 싶지 않은 진실을 보고 말았네요. 섣불리 소원을 말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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