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 - 모비 딕의 기하학부터 쥬라기 공원의 프랙털까지
사라 하트 지음, 고유경 옮김 / 미래의창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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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와 이과를 갈라서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편견을 깨뜨려주는 책이 나왔어요.

"수학자가 안내하는 수학과 문학의 지적 항해기"라는 소개글처럼 이 책은 흥미로운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나는 《모비 딕》을 읽으며 수학과 문학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구할 수 있었고, 그 결과는 이 책으로 이어졌다. 이 모든 것은 《모비딕》에 사이클로이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동료 수학자의 말을 우연히 들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 멜빌의 책은 읽을수록 나에게 커다란 수학적 기쁨을 안겨주었다. 이후 나는 멜빌뿐만 아니라 레오 톨스토이는 미적분학, 제임스 조이스는 기하학을 다룬 글을 썼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서 코난 도일이나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처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작가들의 작품에도 수학자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쥬라기 공원》의 기초가 되는 프랙털 구조나 다양한 형태의 시에서 발견되는 대수 원리는 또 어떠한가?" (14-15p)

《수학의 아름다움이 서사가 된다면》는 수학자 새러 하트의 책이에요. 저자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 교수직인 그레셤 기하학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이 직책에 임명된 최초의 여성이라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다양한 작품 속 수학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만날 수 있어요. 문학이라는 집에 숨겨진 수학적 사상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수학이 문학의 숨은 구조에 어떤 방식으로 빛을 비추는가, 시에서는 시의 패턴과 리듬이 어떻게 수학적 이야기를 바탕에 두는지 알 수 있고, 책을 쓰는 방식에 따라 이야기의 윤곽과 규모에 어떤 수학적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주네요. 또한 수학적 은유를 사용해 어떻게 글의 묘미를 더하는지,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발한 수학적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어요.

"《공포의 계곡》에서 셜록 홈스는 '책 암호'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 곤경에 빠진다. 그는 전체 쪽수가 적어도 532쪽 이상임을 의미하는 쪽 번호 532와 암호에 적힌 행의 수(그만한 행의 수로 인쇄된 책이 얼마나 있는지)를 바탕으로 추리를 시작한다. 이 단서는 홈스와 왓슨이 책을 찾고 암호를 해독할 수 있을 만큼 수사 범위를 좁혀주고, 그들은 결국 암호를 해독해 사건을 해결한다. 이 장을 마무리하기 위해 책 암호를 해독하는 도전 문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 당신이 이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동안, 나는 암호로 이 장을 끝내겠다. 행운을 빈다!" (320-321p)

저자가 어떤 문제를 냈는지, 이 암호를 어떻게 풀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해요. 문학 작품 속 수학자들은 감정이 메마른 논리학자이거나 비극적 천재로 묘사되는데, 새러 하트라는 수학자를 알고 나니 그런 편견이 사라졌네요. 두 딸을 키우면서 책을 즐겨 읽는 수학자 덕분에 수학과 문학의 연결고리를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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