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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 현실 공감 120%! 팩폭과 위로를 넘나드는 아찔 에세이
아찔 ARTZZIL(곽유미, 김우리, 도경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웃을 일 하나도 없다고요?
다들 힘든 요즘이니 어디 힘들다고 말도 못하고 답답하네요. 쌓여가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모르겠지만 그 복잡하고 어지러운 감정들을 귀여운 일러스트로 유쾌하게 표현한 책이 나왔어요. 어쩐지 피식, 웃음이 나네요.
《힘들어?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는 아찔 ARTZZIL 에세이예요. 똑같은 고민을 가진 세 명의 디자이너(곽유미, 김우리, 도경아)가 만든 팀 이름이 '아찔 ARTZZIL' 이래요. 영어 art 와 우리말 찌질 zzizil 을 합친 말로, 갑자기 정신이 아득하고 조금 어지러운 그림을 의미한대요.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캐릭터는 '꽉몬', 날기가 귀찮아 펭귄 코스프레 중인 오리 종족으로 통통한 뱃살과 얇은 팔다리, 얼빵한 표정이 현대인과 닮았다고 소개하네요. 설명을 보기 전에는 머리에 뒤집어 쓴 빨간 모자가 닭벼슬 같아서 뚱뚱한 닭인 줄 알았는데 오리였네요. 몸통에 적혀 있는 "견뎌!", "이겨!", "즐겨!"라는 구호가 처음엔 거슬렸는데, 차근차근 아찔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맘속으로 외치게 되더라고요. 세상 일이란 게 거의 비슷하게 굴러가는 것 같아요. 쉽게 얻으면 쉽게 잃게 되고, 꾸준히 버텨내야 크든 작든 이뤄낼 수 있으니까요. 저자들의 말처럼, "재밌기만 한 일이 과연 있을까? 끝까지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냥 해보자! 아무 생각 없이 견디다 보면 언젠간 해낼 것이다. 우리 조금만 더 견뎌 보자. 파이팅이다!" (77p) 라는 응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책 속 그림 중에 좌우명으로 적힌 문구가 머릿속에 남네요. "길 위의 돌은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160p), 그 옆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네요. "취미로 클라이밍을 배운 적이 있따. 난이도에 따라 밟거나 잡을 수 있는 돌이 정해져 있다. 그중 아주 작게 튀어나온 돌이 있다. 영향이 1도 없을 것 같은 작은 존재감이지만, 놀랍게도 그 돌 하나를 밟거나 잡을 수 있는지에 따라 난이도가 확 달라진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돌이지만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삶에도 디딤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인내와 꺾이지 않는 마음 같은 것들이다. 조금 뒤처진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 참고 기다린다면, 그 시간이 작은 디딤돌이 돼서 발 앞에 나타날 것이다. 인내는 분명 당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도와줄 것이다." (161p) 지금 눈 앞에 놓인 돌이 걸림돌이 될지, 아니면 디딤돌이 될 것인지는 결국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네요. 무조건 참고 버티라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되 안 되면 과감히 포기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며 즐겁게 살라는 거예요. 세 명의 저자들이 겪은 이런저런 경험과 조언들이 귀여운 꽉몬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소소한 웃음과 위로를 주네요. 힘들수록 웃어야지, 힘들다고 계속 찌푸리면 주름 생겨요. 기분 좋게 공감하며 밝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아찔 에세이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