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총무부 클리닉과입니다 네, 총무부 클리닉과입니다 1
후지야마 모토미 지음, 오정화 옮김 / 빚은책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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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총무부 클리닉과입니다》는 일본 직장인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소설이에요.

저자인 후지야마 모토미는 출판사 하비재팬이 주최하는 HJ소설대상에서 2017년 금상을 수상하고, 다수의 작품을 쓴 작가인 동시에 현직 의사라고 하네요. 요즘은 전문직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겸업 작가님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만큼 생생한 체험을 녹여낸 작품이라서 소설인데도 소설 같지 않은 현실감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선 책 표지에 보이는 세 인물이 총무부 클리닉과의 직원이에요. 등장인물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낸 그림이라서 그런지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드라마가 그려지더라고요. 가운데 앉아 있는 여성이 7년차 직장인 마쓰히사 가나미 씨예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갑자기 근무지 이동이 생긴다는 건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일 확률이 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승진이라면 기존 부서에서 계속 일하면서 직급만 올라가는 건데, 본인도 예상 못한 근무지가 바뀌는 거라면 고생길이 훤하다고 봐야겠죠. 더군다나 가나미 씨는 학창시절부터 스물아홉 살이 된 지금까지 최대한 경쟁을 피하면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왔으니 얼마나 당황했겠어요. 일본에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와 같은 속담이 있나봐요. "얻어맞지 않도록, 튀어나온 돌이 되지 않으려고, 어느 무리에도 속하지 않고 누구의 소문에도 엮이지 않으려고 7년이나 꾸준히 노력했다. 친한 동료나 아군이 없는 대신 적도 없다. 회사에서 이런 절묘한 인간관계를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온 것이다." (17p) 이러한 가나미 씨의 성향을 회사가 알아줄 리가 없을 테고, 그만둘 게 아니라면 참고 일할 수밖에 없는 거죠. 원래 총무과 직원이었고, 총무과에 신설된 클리닉과로 배속된 가나미 씨를 보면서, 계속 "괜찮아요? 가나미 씨!"라고 외치고 싶었네요. 아참, 총무부 클리닉과의 두 남성은 36세 과장 겸 의사인 모리 류고와 28세 과장 겸 약사인 사나다 쇼마예요. 의사와 약사라는 직함 대신 과장, 거기다가 잘생긴, 가나미 씨의 시점에서는 호스트처럼 생긴 두 남자와 일하게 되었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겠죠. 클리닉과의 첫 업무는 사내 회진,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을 시작했는데 정작 가나미 씨가 제일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에요.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했거늘, 안타깝도다!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긴장성방광, 과민대장증후군부터 체취, 요통 등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증상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실질적인 의학 지식까지,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네요. 총무부 클리닉과,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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