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소리치지 않고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는 보든 교육법 - 인성발달
루스 보든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부모가 된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인지 미처 몰랐어요. 그러니 다들 부모가 되어봐야 그 심정을 안다고 하겠죠. 자식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은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단순히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문제를 넘어선 그 이상의 육아방법이 필요하더군요. 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모들만 아이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나는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란 당연함을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아이가 커갈수록 자아가 생기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면서부터 조금씩 갈등이 생기더군요. 어릴 때 너무도 듣기 싫었던 잔소리와 훈계, 처벌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흠칫 놀랐어요. 저도 어릴 적에 상처 받았던 말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데 내 아이들에게 똑 같은 방식으로 상처를 준 거죠. 좀 충격이었어요. 비록 어릴 적 마음의 상처가 부모님에 대한 사랑에 많은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내 자신에게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거든요. 그런 말을 나도 모르게 하다니.  나는 분명히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왜 그런 걸까요?

아이들을 사랑만으로 키울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부모의 감정에 따라 대하는 것은 상처만 줄 뿐이죠. 말이 가진 힘, 제가 몰랐던 것은 그점이었어요.

아이들과 좋은 인간 관계를 맺고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행복한 육아의 모습이라 하겠죠. 즉 부모와 아이 사이의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야 말로 최상의 교육법이라는 것이 바로 <보든 교육법>이에요. 아이와 처음 만나는 그 순간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이 담긴 긍정의 말을 건네는 것, 그것이 실천 방법이에요. 아이에게는 부모가 세상의 거울인데 부모가 늘 부정적인 말만 한다면 아이는 세상이 부정적으로 보이겠지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가 훌륭하게 자라길 바라지요. 훌륭한 자식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고 훌륭한 부모가 되려면 사랑의 기술이 필요해요.

이 책에는 그러한 사랑의 기술들이 적혀 있어요. 좋은 육아서도 한 번 읽고 나면 금새 잊곤 하는데 여기서는 눈에 쏙 들어오는 그림과 말 한마디가 적혀 있어요. 마치 계몽 포스터처럼.오려놓든지 적어놓든지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항상 기억해야 겠어요.

말 한마디로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잔소리하지 않고 나쁜 버릇 고치는 법, 자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아이의 정서적인 욕구를 채우는 법, 집에서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법이 나와 있어요. 모든 방법이 말하는 기술을 가르쳐주고 있어요.

큰소리 치지 않고 말 잘 듣는 아이로 키우는 <보든 교육법>은 먼저 부모가 아이의 말에 귀기울이고 긍정의 말을 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있어요. 부모 수업을 보고 문제를 푸는 형식이에요. 전 평상시 대로 문제를 푼다면 영 낙제생이네요. 부끄럽네요. 아이에게 잔소리를 멈추고 내 자신에게 잔소리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가 똑똑하길 바라고 말 잘 듣기를 바라기 이전에 나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반성할 일이죠. 가장 일반적인 모습인 권위적인 부모가 저의 모습인데 독재 정권에서는 겉보기엔 질서 있고 평온해 보여도 그 안에는 불만이 끓어오르죠. 쿠테타는 원치 않아요. 서로에게 상처주고 적이 되는 일은 너무 불행한 일이죠. 우리 사회의 가정 문제도 의사 소통의 단절로 갈등이 빚어지죠. 가까워야 할 부모와 아이 사이에 평화와 사랑을 위해서는 서로간에 자유롭고 유쾌한 대화가 필수이고 전 그걸 배울 거예요.

<보든 교육법>은 사십 여 년 전에 시작된 것이래요. 창시자인 루시 보든 선생님은 아이들의 문제는 곧 부모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깨닫고, 1969년 버려진 스쿨버스를 개조하여 이동 교실을 만들고 위험한 상황에 놓인 가족들과 함께 좋은 아이를 키우기 위한 부모 수업을 시작했어요. 세월은 흘렀어도 아이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모들은 여전히 많아요.

요즘 아버지 학교 혹은 엄마 학교가 생겨서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한다고 하더군요. 책에서도 말했듯이 책보다는 실제로 행동하며 배우는 체험 학습이 더 효과적이겠죠.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가 부모가 되기 전에 부모가 되기 위한 수업을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다면 행복한 가정, 평화로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상당히 많은 부모님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몰라요. 아이를 똑똑하고 사려 깊은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해온 모든 부모님께 이 책을 드립니다. 루스 보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