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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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외계인이 보낸 메시지. 어떻게 생각해?"

"내 생각을 말하면···, 왜?"

"이유는 과학자들은 그 메시지를 듣겠다고 옛날부터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데 여태 아무 소리도 못 들었으니까. 난 과학자들이 희망을 포기하게 만들기 싫어."

"내 말은, 왜 하필 난데?"

"넌 전학생이잖아. 넌 아직 어떤 편인지 안 골랐잖아.

그리고 넌 비밀을 지킬 수 있어."

   (31-32p)


열두 살이란 나이는 신기해요. 당사자일 때는 다 컸다고 느꼈는데, 그 시절을 지나고 나니 모든 걸 감당하기엔 버거운 어린아이였네요.

《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는 에린 보우의 주니어 소설이자 2024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이에요. 주인공 사이먼 오키프는 열두 살, 엄마 아빠와 함께 네브래스카주 작은 시골 마을로 이사를 왔어요. 근데 마을 이름이 그린 앤 베어잇(Grin and Bear It), 억지로라도 웃으며 견디라는 뜻을 가졌다는 게 우연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린 앤 베어잇, 줄여서 그앤베에서 살게 된 사이먼은 아무한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고, 그 비밀을 숨기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커다란 전파 망원경에 둘러싸인 마을이라서 그앤베에서 사는 사람들은 외계 전파 신호 탐지를 방해하는 그 어떠한 전파도 방출해선 안 된다는 동의를 했기 때문에 라디오를 제외한 텔레비전, 휴대전화, 전자레인지, 인터넷은 사용하질 않아요.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동네로 이사온 거예요. 낯선 동네, 낯선 학교, 낯선 아이들... 그앤베 중고등학교 7학년으로 전학 온 사이먼이 그들 가운데에서 눈에 띄지 않을 방법이 있을지, 아니 애초에 왜 감춰야 하는 건지 이런저런  궁금증을 풀어가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마주하게 되네요. 전파 천문학자들이 오랫동안 외계인의 신호를 기다렸듯이, 우리는 어쩌면 사이먼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너무 어리지도, 너무 늙지도 않은 열두 살의 주인공을 통해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건과 경험을 했네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모든 걸 이해하게 되는 반전과 재미 그리고 감동이 있어요.


"아케이트한테 나는 지금의 사이먼이고 싶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사이먼 가라사대' 게임을 할 때 그 사이먼 말고, 구글에 나오는 그 아이 말고, 사진 속 얼어붙은 그 아이 말고. 

그때 우리는 우주에서 온 메시지에 대해 말하던 중이었다." 

  (4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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