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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평점 :
《걷는 독서》는 박노해 시인의 책이에요.
오로지 박노해 시인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읽고 싶었던 책이에요.
실물의 책을 받아보니 작고 아담한 벽돌 사이즈?
어떤 내용인가는, 서문에 잘 설명되어 있어요.
"돌아보니 그랬다. 나는 늘 길 찾는 사람이었다.
길을 걷는 사람이었고 '걷는 독서'를 하는 이였다.
(···) 독서의 완성은 삶이기에.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저마다 한 권의 책을 써나가는 사람이다.
삶이라는 단 한 권의 책을.
이 책은 지난 30여 년 동안 날마다 계속해온 나의 '걷는 독서'
길에서 번쩍, 불꽃이 일면 발걸음을 멈추고 수첩에 새겨온 '한 생각'이다.
눈물로 쓴 일기장이고 간절한 기도문이며 내 삶의 고백록이자 나직한 부르짖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리운 그대에게 보내는 두꺼운 편지다.
저 먼 사막 끝 마을에서 흰 설원에 이르기까지, 그곳의 가슴 시린 나의 풍경을 찍은 사진엽서 한 장에 돌에 새기듯 썼으나 부치지 못하고 차곡차곡 담아온 편지다." (7-12p)
책을 펼치면 사진엽서처럼 한 장의 사진과 한 줄의 문장을 만날 수 있어요. 짧은 한 문장이야 쉬이 읽을 수 있으나 그 문장의 깊이를 느끼느라 바로 넘기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하루에 한 문장씩 필사를 하고 있어요. 돌에 새기듯, 마음에 담으려고요. 나이들수록 많아지는 말, 부질없음을 느끼며 조금씩 줄여가려고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결심하게 됐어요. 말은 삼키고 뜻은 세우자고요. 한 줄의 문장은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목적의 단 한 줄'로 꿰어내는 삶의 화두였네요.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