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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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녕가》는 이영희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대한제국의 모든 백성이 나라를 잃었던 시절의 이야기예요. 주인공 류화녕은 어릴 적부터 노래를 듣고 부르기를 좋아하여 윤심덕을 뛰어넘는 가수가 되기를 꿈꿨어요. 그러나 시대가 시대인지라 그녀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받은 치욕스러운 돈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저잣거리에 나서면 뒤에서 쑥덕이는 소리와 모욕적인 눈길을 견뎌야 해요. "지 애비 쏘아죽인 놈 앞에서 창가를 뽑아내믄서 무슨 생각을 할 꺼나?", "지 눈앞에서 애비 빼가 뿌사지고 피가 튀어도 천항 폐하만 외쳐대던 년인데 당연히 천항 폐하를 생각했것제.", "구신은 머 하나 몰러. 저런 년 잡아가지 않고. 벼락이 내리치면 일본 낭인들보다 먼저 맞을 년!" (37p) 그들이 화녕을 욕하는 것은 일본 놈들에게 당한 분풀이를 하는 거예요. 정작 괴롭힌 것은 일본 놈, 일본에 충성하는 조선 놈인데 그들에게 맞설 수 없으니 약하고 만만한 화녕에게 화살을 돌린 거예요. 멸시와 모욕이 쏟아지는 화녕의 삶을 지탱해주는 사람은 유모 채단이고, 화녕에게 친절한 사람은 현성 그리고 인서예요. 인서의 제안으로 화녕은 <광명회> 창단 공연에서 주인공을 맡게 되는데... 나라 잃은 백성, 안타깝고 서글픈 청춘의 이야기 속에 노래가 흐르네요. 불꽃 같은 삶이란 결국 재가 될 때까지 제 한 몸을 불사르는 것이었네요. 화녕이 부른 수많은 노래 중에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 (211p) 채규엽의 '희망가' 선율이 귓가에 들리는 듯했어요. 누군가는 앞장 서서 싸웠다면 어떤 이는 노래하며 싸웠노라고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시간은 흐를 테고 그럼 지금 우리의 시간은 역사로 변해 쌓여가겠죠. 그럼 훗날의 사람들도 나를 손가락질할 거예요. 헌데도 노래를 향한 내 열망은 꺼질 줄을 모르니 왜 우리 아버지는 내 이름을 불꽃이라고 지었을까요?"

"불꽃이라니? 무슨 뜻이에요?"

"내 이름 화녕. 다들 '꽃 화' 자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불 화'이거든요."

"불꽃이라?"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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