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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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홀》은 카를로 로벨리의 책이에요.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평가받는 카를로 로벨리 최신작이라 궁금했던 책이에요. 그동안 블랙홀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화이트홀에 대해서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저자는 몇 년 동안 블랙홀의 수수께끼 같은 동생인 화이트홀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해왔고, 그 탐사 과정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하네요. 블랙홀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고 볼 수도 있지만 화이트홀은 아직 아무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모르지만 화이트홀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어요. 카를로 로벨리의 연구실 칠판 앞에 당시 학생이던 할 해거드가 서 있었고, 그는 블랙홀의 긴 수명이 끝나는 바로 그 순간, 블랙홀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설명했어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도 변하지 않아요. 반등을 일으키려면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해解들을 함께 결합하기만 하면 돼요." (16p) 할과의 대화를 나눈지 9년이 흘렀고, 이후 저자는 블랙홀이 화이트홀로 변할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어요. 블랙홀의 존재도 수많은 과학자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언급되었기 때문에 익숙해졌을 뿐이지 정확하게 그 개념을 이해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롭게 받아들이게 되네요.

이 책은 바로 할과 나누었던 화이트홀에 관한 아이디어를 다루고 있어요. 할의 아이디어가 어떤 것이고,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시간을 역전시키고 시간이 방향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화이트홀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면 먼저 블랙홀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해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덕분에 블랙홀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되었듯이, 화이트홀도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한 해라는 거예요. 블랙홀을 기술하는 것과 동일한 해이지만 시간 변수의 부호를 반대로 쓴 것, 즉 동일한 해를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본 것으로 블랙홀을 촬영하고 그 영상을 거꾸로 재생할 때 화이트홀이 나타난다는 거예요. 만약 블랙홀이 여정의 끝에 도달해 공처럼 튀어 올라 시간을 거꾸로 올라가 이전에 지나온 길을 되돌아 간다면 그것은 화이트홀로 변한 것이라고 본 거예요. 저자는 공간과 시간의 양자적 측면을 이해하려고 평생 노력해왔고, 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적 틀을 찾는 일에 열정을 쏟았다고 해요. 이론 물리학자로서 양자적 공간과 시간을 설명하는 수학적 구조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왔고, 그 수학적 구조를 루프 양자 중력이라고 부른대요. 공간과 시간의 양자적 속성은 블랙홀 내부가 고전 방정식에서는 시간이 멈추는 특이점을 넘어 점프할 수 있게 해주는데 여기서 점프하는 것은 입자가 아니라 시공간 그 자체인 거예요. 루프 양자 중력 방정식을 통해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핵심이에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시간이 끝이라고 예측된 영역을 건너는 순간, 잠깐 동안 시공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도약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이는 모든 양자도약과 마찬자기로 진정한 도약이며, 시공간 연속체의 순간적인 파열을 의미해요. 아직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없고 상상으로 존재하는 화이트홀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길이기 때문이에요. 천문학자들은 중력을 통해서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한 보이지 않는 먼지가 우주에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관찰해왔고, 이를 암흑물질이라고 부르는데 어쩌면 암흑물질의 일부가 화이트홀로 이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블랙홀의 종말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화이트홀로 환생하여 끊임없이 순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주는 무한의 가능성이 놀랍고 신비롭네요. 우주 안에서 우리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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