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떨어진 남자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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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테비스를 아시나요?

아직 그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살짝 도움이 될 몇 가지를 알려주고 싶어요.

먼저 《허슬러》를 읽고, 바로 이어서 《컬러 오브 머니》를 읽을 것. 그 다음에 《지구에 떨어진 남자》를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굉장히 재미있는 드라마 시리즈는 시즌 1으로 시작해서 쭉 2, 3, 4 로 이어지잖아요. 작가님에 대한 개인사를 알고 보면 작품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각자의 선택 사항이라서 권하진 않아요. 근데 작가의 인생과 작품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많이 아팠고, 그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냈으며, 고등학생 때는 당구 치는 법을 배웠고 도서관에서 공상과학 소설을 처음 읽었으며 열일곱 살에 해군에 입대하여 오키나와에서 목수로 복무하다가 퇴역 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대학생 시절에 당구장에서 일한 적이 있고 졸업 후에는 글을 쓰며 고등학교에서 여러 과목을 가르쳤다고 하네요. 오하이오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창작 쓰기를 가르쳤는데 이때 학생들의 문해력에 다소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류마티스성 심장 질환을 앓았고, 흡연자, 도박꾼, 알코올 중독자였으며, 대학교수이자 전업 작가로서 살다가 1984년 폐암으로 사망했다고 하네요. 본인이 경험했던 것들, 그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토록 놀라운 작품들을 썼던 거예요.

《지구에 떨어진 남자》는 1963년 출간된 소설로, 자신의 문명을 구하기 위해 지구에 온 외계인의 이야기예요. 표면적으로는 주인공이 외계인이라서 공상과학소설로 분류해야겠지만 내용에 몰입하다 보면 가장 인간적인 내면을 그려낸 드라마라고 할 수 있어요. 만약 외계인들에게 이 소설이 전달된다면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인간인 제가 봐도 너무 심했으니까요. 우리도 가끔 자기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월터 테비스도 자신을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으로 느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무엇보다도 주인공 뉴턴의 외침이 2024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경고 같아서 섬뜩했네요.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아름답고 비옥한 세상에서 당신들이 하려는 짓들을 보고 있으면 무척 경악스럽습니다. 우리는 아주 오래전에 우리의 세상을 파괴했지만, 그때 우리에겐 자원이 여기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적었어요. 당신들이 지구의 문명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인간들까지 죽음으로 내몰 거란 말을 이제 알아듣겠습니까? 강의 물고기들과 나무의 다람쥐들, 수많은 새와 토양, 물까지 전부를요. 가끔 당신들을 보면, 박물관에서 풀려난 유인원이 칼을 들고서 캔버스를 쫙쫙 그어 버리고 망치로 조각상을 부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238p) 뉴턴은 그 일을 겪은 뒤에 깨달았어요. 지구의 삶은 계속되고 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해요. 달리 뭘 더 할 수 있었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뭔가를 해야만 해요. 뉴턴의 경고를 잊는다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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