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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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은 엘리스 피터스 작가의 중세 미스터리 소설이에요.

우선 이 책을 통해 엘리스 피터스라는 작가에 대해 처음 알게 됐는데 무척 놀라웠어요.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1913년 9월 28일 영국의 슈롭셔주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추리 소설 작가예요. 중세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면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는데, 시기적으로 캐드펠 시리즈가 먼저 나왔고, 움베르트 에코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작가이자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 작가로 엘리스 피터스를 꼽았다고 하네요. 이토록 대단한 작가님의 유명한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완간 30주년 기념 전면 개정판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첫 장을 펼치면 영국 중세 웨일스, 슈롭셔와 웨일스 국경지대의 지도가 나와 있고, 그 다음 장에는 슈롭셔주 슈루즈베리에 위치한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지도가 나와 있어요. 우리에겐 너무도 낯선 시대의 역사를 흥미로운 미스터리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특별하네요. 1977년 발표된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며, 꾸준히 후속작이 나오면서 1994년 스무번 째 작품으로 시리즈 막을 내렸는데 영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BBC에서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연속 추리소설이라고 해요. 이 소설의 특징은 작품의 배경이 영국의 중세시대라는 점인데 십자군전쟁으로 혼란했던 12세기 영국의 왕권이 아직 안정기에 들기 이전 시대라서 그리스도교와 수도원이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을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주인공 캐드펠은 십자군전쟁에서 퇴역하여 수도원에 은둔하고 있는 늙은 수도자인데 중세 시대의 종교적 경건함이나 엄숙함과는 거리가 먼, 유쾌하고 합리적인 인물이라서 돋보이는 인물이에요.

"저기 정원에서 일하는 수사 보이나? 뱃사람들처럼 발을 끌고 다니는 저 땅딸막한 사람 말일세. 저 사람이 글쎄, 젊었을 때 십자군이었다는구먼. 사라센인들이 안티오크를 점령했을 때 고드프루아랑 같이 출정했었대. 예루살렘 왕이 성지의 해안 전역을 통치할 무렵에는 선장으로 바다에 나가서 10년 동안이나 해적선들을 격파했고! 정말 믿기지 않는 일 아닌가?" (13p)

오랜 세월 모험을 즐기며 살았던 캐드펠이 조용히 수도원에서 허브밭을 가꾸며 신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 수사들의 눈에도 신기해보였던 거예요.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에서는 부수도원장이 주도한 성령의 은총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부수도원장은 성령을 입은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모셔와 수도원의 위상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고, 수도원장의 허락을 받아 성녀 위니프리드의 유골을 가져오는 임무를 맡게 됐어요. 캐드펠 수사는 기지를 발휘하여 자신과 젊은 조수 존 수사가 그 임무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어요. 성녀의 유골이 있는 귀더린에 도착하자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고, 반발하던 영주가 화살에 맞아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가는데, 이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이 바로 캐드펠 수사예요. 애초에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단서를 찾을 수 있어요. 중세를 암흑기로 알고 있었는데 캐드펠 수사 덕분에 한줄기 빛이 보이네요.


"지금쯤 귀더린 사람들 모두가 수사님들에 대해 알고 있을 걸요.

무엇 때문에 여기에 오셨는지도 다 알고요. 휴 신부님 말씀이 맞아요.

우린 수사님들 뜻에 따르고 싶지 않아요. 왜 이제 와서 위니프리드 성녀를 빼앗아 가시려는 거죠?

성녀께서 이곳에 계시는 그 오랜 시간 동안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잖아요. 이건 올바른 일이 아녜요.  친구로서 할 일은 더더욱 아니고요." (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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