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시절 - 가장 안전한 나만의 방에서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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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시절》은 임후남 작가님의 일상을 담은 책이에요.

저자는 2018년 도시 생활을 접고 경기도 용인 시골 마을로 이주하여 책방 '생각을담는집'을 차렸다고 해요. 이전에 『시골책방입니다』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제게는 드라마 같은 삶으로 느껴졌어요. 소소한 즐거움과 따스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네 책방이 현실에 존재한다는 게 신기했거든요. 근데 여전히 변함없이 시골책방을 지키며 꾸준히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반가웠어요. 어릴 적에 여름방학이 되면 시골집으로 놀러가듯이, 어쩐지 저자의 이야기는 마음의 쉼표처럼 편안함을 주네요. 텃밭을 가꾸고 책방을 꾸려가는 모습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오히려 특별하지 않은 하루라서 별일 없는 일상이라서 편안하고 좋았어요. 무엇보다도 저자가, "책방에 있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책방은 모두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저만의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세상으로부터 제가 숨어든 공간." (42p)라면서 책방 한구석에 놓인 책상이 자신의 방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와닿았어요. 다른 건 몰라도 나만의 책상은 꼭 가져야겠다고, 그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뭔가를 끄적이며 작은 기쁨을 누리고 있는 사람에겐 '가장 안전한 나만의 방'이 지닌 의미는 각별하니까요.


"이곳 책방에서 가끔 읽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그들과 책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와 음악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음악을 듣습니다. 시골이어서, 책방이어서 누릴 수 있는 호사지요.

이곳은 가장 안전한, 나만의 방이니까요." (5p)


피서철, 모두 어디론가 떠나지만 저자는 이미 떠나왔으니 떠날 필요가 없다고 하네요. 이것이 시골살이의 장점이겠네요. 책방을 하기 위해 시골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시골에 살기 위해 책방을 차렸고, 책방에서 책을 쌓아놓고 읽어도 누가 게으르다고 할 사람이 없으니 나태함의 극치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니 유유자적 행복 그 자체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일들이 많지만 그 모든 시간들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니 즐거운 것이겠지요. 누가 시켰다면 힘들었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이라서 기꺼이 받아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자는 자신의 생활이 더욱 단순해지기를 소망한다고 하네요.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요. 단순한 삶, 저 역시 노력하고 있거든요. 비워내야 할 것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물건이든, 마음이든 비워내야 한결 가볍게 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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