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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병이 낫지 않는다
테라사와 마사히코 지음, 고희선 옮김, 김미나 감수 / 시금치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공감할 내용이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환절기에 한 두 번 걸릴까 말까한 감기를 왜 요즘 우리 애들은 자주 걸릴까. 소아과에 가면 늘 아픈 아이들로 북적인다. 항상 신경쓰고 돌보는데 병이 낫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걱정인 엄마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소아과를 참 많이도 갔다. 매번 감기와 중이염이 반복되고 처방되는 약들도 똑같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진찰이 무성의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지, 전체 의사분들을 비난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진찰은 1분이고 내가 말하는 증상마다 약 처방을 해준 것이다. 속으로 ‘아, 이건 아닌데…’라는 불신이 생겼다. 그래서 그 뒤로는 웬만한 감기에는 병원에 데려 가질 않는다. 항생제 과다 사용으로 생길 수 있는 내성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일본 의사인 테라사와 마사히코는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전파하는 실천적인 의사라고 한다. 그래서 진단적인 검사를 통해 감염된 균에 맞는 항생제를 사용하고 약 처방보다는 실제적인 감염예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솔직히 동네 소아과에서 감염 원인 세균을 찾는 검사를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우리 아이들이 약처방을 받을 때 어떤 약인지 늘 확인하는데 항생제, 해열진통제, 소염제 등 몇 가지로 정해져 있다. 진찰받을 때 의사 선생님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냥 알아서 해주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설명을 요청한다. 환자는 많고 진료 시간은 짧다보니 어쩔 수 없다. 동네 소아과는 종합병원만큼 대기 환자가 많은 것도 아닌데도 설명에 인색하니 나만의 자구지책이다.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소아과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불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고 대답한 의사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결과에는 무조건 약처방을 원하는 부모들의 책임도 있다.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달려가고 빨리 약으로 낫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아이를 원한다면 부모 먼저 알아야 한다. 무조건 병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병을 알고 아이의 면역력을 길러줘야 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항생제를 멀리할 수 있게끔 평소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손 씻기이다. 세균에 감염되지 않는다면 항생제도 필요없고 자연히 내성균 걱정도 없을 것이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하루에 5번 이상 손을 잘 씻기만 해도 감기와 위장병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손 씻기와 함께 가글링도 같이 하는 것이 목 안의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감기나 독감이 유행할 때만이 아니라, 항상 이러한 위생적인 습관을 실천한다면 병원이 한가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우리 부모들이 먼저 알아야 한다. 한 소아과 의사의 이유있는 잔소리에 귀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