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을 듣는 방법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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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없는 세상?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기조차 싫어요. 우리에게 음악이란, 많은 것들을 꿈꾸게 해주고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니까요. 바로 그 음악에 관한 이야기라서 흥미로웠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고마웠어요. 살아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음악의 가호가 있기를.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은 김혜정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20년 넘게 대학로에서 축제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는 지철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어요. 지철은 음반 매장을 오래 운영하면서 손님의 외모만 보고 그 사람의 음악적 취향을 짐작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 촉이 빗나가는 손님을 만났어요. 긴 생머리에 새하얀 블라우스와 분홍색 주름 스커트를 입은 친구는 조용한 발라드를 좋아할 것 같고, 커트 머리에 흑인 뮤지션 티셔츠와 가죽바지를 입은 친구는 힙합이나 메탈 같은 강한 음악 취향의 소유자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헤비메탈 록 밴드의 음반을 찾는 사람은 긴 생머리 친구였거든요. 더군다나 그 친구는 귀가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헤비메탈을 듣는 걸까요. 우리 몸에 오감이 있다는 건 청각 외에도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네 개나 남아 있다는 의미일 거예요. 지철은 그 손님 덕분에 "음악은 그 누구에게도 제한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어떤 방식으로든 모두가 공평하게 즐겨야 하고 누려야 하는 축제" (33p)라는 걸 깨닫게 돼요. 바로 이 레코드 가게를 배경으로 드러머를 꿈꾸는 열일곱 살 여고생 다은, 슬럼프에 빠진 서른 살의 소설가 민솔, 헤비메탈 록 밴드의 마지막 라이브 공연 음반을 그토록 갖고 싶어했던 수연,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는 서정과 동후, 기타를 연주하는 지혁과 혜린, 록 밴드의 하진과 수연,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대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그들은 알게 모르게 음악으로 연결되어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며 고단한 인생을 음악으로 위로받고 힘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어요. 잔잔한 물결처럼 마음을 적셔주는 감동, 그게 바로 음악이라는 걸 알려주는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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