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워즈 라임 어린이 문학 47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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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밀로 했니?"

나는 이 여자가 내 대답을 기록하기 위해 질문했다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이 여자는 내 얘기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수키 언니가 그래야 한다고 해서요. 우리는 달리 갈 데가 없었어요. 어디에서라도 살아야 했다고요."

(153p)


《파이팅 워즈》는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의 소설이에요.

이 소설에서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어린 두 자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딜리셔스 네바에 로버츠라는 이름을 가진 열한 살 소녀 델라에겐 수키 그레이스 로버츠라는 이름을 가진 열일곱 살의 수키 언니가 있어요. 델라와 수키는 아빠가 누군지 몰라요. 엄마는 오래전에 두 아이를 버렸어요. 감옥에 갇혀 있는 데다가 마약에 중독되어 정신분열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으니 스스로를 돌볼 능력조차 없는 엄마에게 뭘 바라겠어요. 그래서 자매는 위탁모인 프랜시스 아줌마와 살고 있어요. 그 전에 살던 클리프턴 아저씨네 집에서는 탈출했어요. 수키와 델라가 왜 클리프턴 아저씨네 집에서 도망쳐야 했는지, 그리고 수키 언니가 왜 클리프턴 아저씨에 관해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지를 델라의 시선에서 들려주고 있어요.

수키 언니는 델라에게 옐로스톤에 있는 늑대들에 관한 영상을 보여줬어요. 늑대는 옐로스톤에서 오랫동안 자취를 감춘 상태였는데, 1955년 사람들이 늑대 열네 마리를 옐로스톤에 데려왔고 그 뒤로 생태계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비버가 돌아오고, 여우와 토끼, 쥐도 돌아오고, 강둑도 더는 무너지지 않았고 강은 더 깊이 안정적으로 흐르게 됐어요. 늑대가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들었어요. 수키 언니는 델라에게 영상을 보여준 뒤, "몇 마리 안 되는 늑대들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지." (295p)라고 말했고, 엄마 이야기를 꺼낸 델라를 꼭 안아줬어요. 델라는 수키 언니에게, "언니, 늑대처럼 살면 정말 멋질 거야." (296p)라며 용기를 내어 그 이야기를 했어요. 내내 숨기고 참았던 그 진실에 관해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하는 이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네요. 수키 언니의 세미콜론, 그것은 생존의 상징이자 희망의 상징이라는 것. 저자의 말처럼 우리 모두 늑대처럼 강해지길, 성적 학대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새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라네요. 이 소설을 읽다가 최근 시사프로그램에서 언급된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아니 생존자의 목소리가 생각났어요.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고 행복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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