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포자들의 거침없는 수학 연애 - 이과남과 문과녀의 로맨스 방정식
라이이웨이 지음, NIN 그림,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7월
평점 :
"커피를 좋아하는 여자를 좋아하면 커피를 좋아하게 되고,
풀 시티 로스팅과 시나몬 로스팅의 차이를 이해하기 시작하지.
예술 영화를 즐겨 보는 여자를 좋아하면 예술 영화를 좋아하게 되는 거야.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수학을 좋아할 거야.
그리고 만약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슬그머니 웃어줄 거야!"
(27-28p)
《수포자들의 거침없는 수학 연애》는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수학으로 풀어낸 라이트노벨이에요.
저자는 타이완 사범대학 전기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대중에게 수학을 쉽게 알리고자 <수감수학실>이라는 플랫폼을 설립하여 수학 교육 보급에 힘쓰고 있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전작인 『좌충우돌 청춘 수학교실』 에서 등장했던 친구들이 이번에는 대학생이 되어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있어요. 여기에서 연준은 고등학교 때 『좌충우돌 청춘 수학교실』 이라는 소설을 쓴 친구로 등장해요. 여전히 연준에겐 흥미로운 로맨스의 주인공은 전기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민우와 사범대 교육학과 신입생인 혜수예요. 민우는 학교 근처에 브런치 카페인 '앨리스'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된 혜수를 보고 첫눈에 반했고, 그녀가 수학을 좋아하는 문과생이라는 점을 알고서 수학을 좋아하는 척 연기를 했어요. 사실 민우는 이과생이지만 수학을 몹시 싫어했다가 혜수를 만난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어요. 혜수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민우는 수학 천재이자 동기인 연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일상 속 수학 이야기가 펼쳐지네요. 사랑에 빠진 민우가 수학을 좋아하는 혜수 덕분에 점점 수학에 빠져드는 과정이 은근히 재미있어요. 과연 민우는 혜수와 커플이 될 수 있을까요. 수학 천재인 연준은 역시 똑똑해요. 막연히 커플이 되기를 바라는 민우를 대신해서 커플 매칭을 위한 고도의 작전을 보여주네요.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도 사랑에 빠지면 180도 바뀔 수 있어요. 민우가 변해가듯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수학에 관한 내용들이 전혀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에요. 갑자기 이 책을 읽고 수학이 좋아질 확률은 그리 높진 않지만 적어도 수학을 싫어했던 마음을 확 줄이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수포자들의 거침없는 수학 연애 이야기,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아참, 수학 천재가 알려주는 러브 게임을 위한 조언은 "저돌적으로 출격하라!" (146p)라는 거예요. 보이지 않는 마음을 수식으로 표현해내는 깔끔함, 왠지 수학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걸요. 풋풋한 로맨스와 수학의 조합, 정말 잘 섞여서 맛있는 이야기가 완성됐네요.
"두 사람이 함께할지는 그녀가 너를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네가 그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중요해. 보퉁 남자들이 좋아해서 계속 쫓아다닐 때 두 사람의 끌림이 평균 60점만 되어도 같이 할 수 있지. 네가 99점 좋아하면 상대방이 21점이라고 해도 평균 60점이 돼."
"겨우 21점인데 좋아한다고 표현할 수 있어?"
"그럼 있지. 마이너스 점수는 싫어한다는 뜻이고."
그는 몇 초 망설이다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말했다.
"산술 평균보다 기하 평균이 합리적이야."
(146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