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지적인 산책 -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라이온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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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을 줄은 미처 몰랐어요.

약간의 호기심이 전부였는데 기대 이상이라 놀랐어요. 두 눈을 크게 뜨고, 제대로 바라보는 법을 알려줬어요. 우리는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요. 동네 산책이 뻔하다고요? 글쎄요,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알게 될 거예요.

《이토록 지적인 산책》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박사의 책이에요. 간략하게 이 책을 소개하자면 뉴욕에 살고 있는 저자의 동네 한 바퀴, 산책 이야기예요. 심심한 얘기라고 섣불리 단정짓지 말고, 일단 책을 읽어보면 생각이 싹 달라질 걸요. 먼저 저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왜 동네 산책을 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개의 사생활』 을 쓴 저자는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 칼리지에서 심리학, 동물 행동, 개의 인지능력을 가르치고 있는 심리학 교수님이에요. 뉴욕에 거주하고 있고 남편 아몬 시어와 아들 오그던, 그리고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대형견 두 마리와 함께 산책을 즐기며 살고 있어요. 개를 키우면서 자연스레 산책을 하게 됐고 가볍게 동네 한 바퀴 돌자고 나간 것이 개에 이끌려 엉뚱한 곳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도대체 개가 뭘 보고 어떤 냄새를 맡았기에 자신을 이끄는지 궁금해진 거예요. 그러다가 개와 자신의 차이점을 깨닫게 됐대요. 자신은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느라 그 밖에 모든 것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주목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차리기 위해 열한 번의 동네 산책을 나서게 된 거예요. 자신이 살고 있는 익숙한 동네 주변을 걷는 일, 누구나 매일 흔하게 하는 행위를 열두 번이나 되풀이하는 것인데 독특한 시각을 얻기 위해 '관찰 전문가'들과의 동반 산책을 했어요. 첫 번째 산책은 생후 19개월 된 아들 오그던과 함께, 두 번째 산책은 지질학자 시드니 호렌슈타인과 함께, 세 번째 산책은 타이포그라퍼 폴 쇼와 함께, 네 번째 산책은 곤충 박사 찰리 아이즈먼과 함께, 여섯 번째는 야생동물 연구가 존 해디디언과 함께, 일곱 번째 산책은 도시사회학자 프레드 켄트와 함께, 여덟 번째 산책은 의사 베넷 로버 & 물리치료사 에번 존슨과 함께, 아홉 번째 산책은 시각장애인 알렌 고든과 함께, 열 번째 산책은 음향 엔지니어 스콧 레러와 함께, 열한 번째 산책은 반려견 피니건과 함께 했던 시간들, 그 경험을 우리에게 공유하고 있어요. 이미 봤던 풍경인데 매번 달라지는, 산책의 진정한 마법을 확인할 수 있어요. 아기처럼 대상에 편견을 갖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면 일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러니까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시각의 차이였던 거예요. 평범해 보이는 것이라도 충분히 오랫동안 관찰하면 특이하고 낯선 모습으로 변신하며, 감각을 깨워 집중하면 일상의 모든 것들 안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저자가 개의 시각을 연구하는 데 영감을 준 독일 생물학자 야콥 폰 윅스퀼은 우리가 다른 동물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시각을 상상하는 데 있어서도 성실하지 못하다는 점을 관찰했어요. 눈으로 보고 있지만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자세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 행위에 가치를 두고 집중할 수 있어요. 사소한 것들을 관찰하다 보면 진정으로 보는 것의 기쁨과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걸, 바로 동네 산책을 통해 배웠네요.


"누구나 다른 움벨트 Umwelt (시각)을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에게는 낯선 지역을 그곳에 익숙한 사람과 함께 탐험해보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길이 보이지 않겠지만 당신을 이끌어주는 사람은 헤매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다."

(115p)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보는 것들을 말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일은,

우리가 보는 것들을 제대로 보야 한다는 것이다."

- 르 코르뷔지에 (201p)


"보라. 눈을 커다랗게 뜨고, 보라!"

- 쥘 베른 (261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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