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
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 지음, 사라 노트 그림, 김희정 옮김 / 북스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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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리스 비극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2500여 년 전 그리스 비극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탄생한 이야기들로 디오니소스에게 바치는 신성한 축제에서 상연되었다는 점에서 서양 문화의 뿌리이자 연극 문화의 시초라고 하네요. 저자 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는 극작가이자 연극 연출가이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써왔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리스 비극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어요.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는 교양으로 꼭 읽어야 할 고전인 그리스 비극 10편의 압축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는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인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 8편과 사티로스극(익살극) 1편, 그리고 고대 희극 작가 중 유일하게 완전한 작품이 전해지는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1편이 실려 있는데, 동화 같은 일러스트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읽고 즐길 수 있어요.

그리스 비극은 아테네가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그리스의 맹주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한 시점에서 크게 발전하여 아테네가 스파르타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몰락하는 시점까지 유지되었다고 하네요. 우리에게 익숙한 신화 속 인물들과 매력적인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어요. 아이스킬로스의 <페르시아인들>에서는 크세르크세스 대왕의 어머니이자 다리우스 대제의 미망인인 아토사 태후의 불길한 꿈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크세르크세스 대왕은 아군이 섬멸되었는데 혼자만 멀쩡하게 돌아와서는 비겁한 변명을 했고, 온 도시는 무거운 침묵에 잠겼어요.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은폐하기에 급급한 권력자의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네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에서는 "여기 유명한 수수께끼의 해결사이자 가장 막강한 인간인 오이디푸스가 있소. 모두가 그의 성공을 부러워했지요. 하지만 지금 그를 덮친 지독한 불행의 회오리바람을 한번 보시오! 필멸한 인간이여, 삶의 종말에 이르기 전까지는 자신의 행복을 자랑하지 마시오." (85-86p)라는 마지막 목소리가 깊은 여운을 남기네요. 에우리피데스의 <알케스티스>는 남편 아드메토스를 대신해서 죽겠다고 자청한 아내 알케스티스의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네요. 비극적인 죽음마저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랑의 힘이 놀라워요. 아리스토파네스의 <개구리>는 파란색 벨벳 정장을 우아하게 차려입은 개구리들의 합창으로 시작해서 저승으로 가는 길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어요. 하데스의 마지막 깜짝 선물에서 웃음을 터뜨렸네요.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배우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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