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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어 Chair - 혁신적인 의자 디자인 500
파이돈 편집부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와우,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이에요.
의자의 변신은 무죄, 놀라운 예술 작품의 역사를 마주하는 즐거움이 있네요.
《체어 Chair》는 혁신적인 의자 디자인 500, 즉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창작품인 500개의 의자들을 소개한 책이에요.
이 책은 1923년 빈에서 설립된 예술, 건축, 사진, 디자인, 패션 전문 출판사인 파이돈이 선정한 최고의 의자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선정 기준은 혁신적인 디자인, 생산과정에서 사용된 획기적인 재료나 기술, 특이한 모양과 색상, 질감이며, 바로 그 특징이 의자 디자인 역사에 전환점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처음 접하는 의자 디자인 역사를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신선했고, 디자인이 주는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의 구성은 500개의 의자들을 제조날짜와 디자이너 이름과 함께 사진으로 보여줘서 전시회를 관람하는 느낌이 들어요. 생긴 모습 그대로의 의자를 감상하다 보니, 저절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네요. 이제껏 존재하지 않았던 의자 유형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지, 자꾸 상상하게 됐어요. 특별한 의자들의 감상을 하고 난 뒤에는 각 의자에 대한 상세 설명이 나온 부분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의자를 확인할 수 있어요. 타임라인 순이라서 첫 번째 의자는 1000년대 경으로 추정되는 작가 미상의 '중국 멍에 모양 등받이 의자(사출두관모의)가 나와 있어요. 등받이의 상부 가로대가 양쪽으로 돌출되어 있어서 중국어로는 '관모 의자'와 '초롱 걸이 의자'라고 불렸대요. 아래쪽에 있는 두 개의 가로대는 높이가 다른데, 이는 관료의 승진을 상징하며 가운데 위치한 S자 모양 등판은 책상다리 자세를 하고 앉을 수 있게 해 주며, 서양 의자 양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16세기에는 한 쌍의 의자가 스페인의 필립 2세에게 보내졌고 그로부터 백 년 뒤에 유사한 모양의 등판이 앤 여왕과 조지 왕조 시대 가구에 등장했대요. 의자는 본래 사람이 앉는 용도지만 예술적인 요소인 디자인이 가미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작품으로서 그 가치와 의미가 달라져왔다는 것이 신기해요. 솔직히 제조날짜가 표시되어 있지 않으면 연대를 짐작하기 어려운 의자들이 있어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의자들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인 것 같아요. 패션 분야에서 유명한 디자이너들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가구 디자이너들은 별로 아는 바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특별한 의자 디자인의 세계를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로웠어요.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의자 디자인이라는 점, 그야말로 혁신의 결정체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