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단장해드립니다, 챠밍 미용실
사마란 지음 / 고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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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믿느냐고요? 확신할 수는 없지만 꼭 존재했으면 좋겠어요.

신비한 존재와 세계를 상상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에요.

《영혼을 단장해드립니다, 챠밍 미용실》은 사마란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서울 인근에 위치한 낡은 도시, 현월동 언덕배기에 있는 챠밍 미용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내고 있어요.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작은 미용실, 안 가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대개 동네 소식은 미용실에 가면 들을 수 있어요. 물론 세상이 바뀌어서 아줌마들의 사랑방 같은 분위기는 점점 사라져서 '어딘가에 있을 법한'이라는 수식어가 안 맞을 수도 있어요. 사실 챠밍 미용실은 그냥 평범한 미용실이 아니거든요. 이곳은 챠밍 미용실, 도깨비 복덕방 주인이 도깨비로 불리듯 그녀 역시 그냥 챠밍으로 통하는데 본명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미용실 주인 챠밍은 밤이 되면 간판의 불빛을 푸른색으로 바꾸고 낮과는 전혀 다른 손님을 받아요. 푸른색 불을 밝힌 후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그림자가 없는 망자들이에요. 챠밍은 망자들이 이승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거나 저승길에 오르기 전 몸단장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살아서도 별별 사연들이 넘쳐나는 미용실인데 죽은 뒤라고 해서 달라지겠어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때론 다시 만날 일 없는 낯선 사람에게 털어놓는 경우가 있듯이, 낮이나 밤이나 챠밍 미용실의 챠밍은 그저 그런 이야기부터 은밀한 이야기까지 가리지 않고 모두 들어주고 있어요. 근데 지나가다 들린 손님이 아닌 인물이 등장해요. 한 달 전, 펠리치따 오피스텔 201호로 이사 온 의명인데, 프리랜서로 일하는 일러스트레이터예요. 펠리치따는 이탈리아어로 '행복'이라는 뜻이라는데 이름과는 달리 건물은 오래되고 낡은 4층짜리 빌라인데다가 아주 고질적인 문제가 있어요. 도깨비 복덕방의 도깨비를 비롯한 동네 사람들도 뭔가 심상치 않아요. 아참, 챠밍 미용실은 펠리치따 오피스텔 옆 건물 1층에 자리하고 있어요. 이게 우연일 리는 없겠죠. 호기심이 생기는 건 당연해요. 궁금하다면 챠밍 미용실로 오세요. 물론 아무나 올 수는 없고 초대를 받아야 갈 수 있다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에요. 신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 어쩐지 챠밍 미용실 2탄을 기대해도 될 것 같아요.


"아가씨가 이 오피스텔에 오게 된 게 타고난 '운명'인지, 피해 갔으면 좋을 '사고'인지 알 수가 없지만 비슷한 길을 걸어온 선배로서 조언하자면."

챠밍이 잠시 말을 멈췄다. 의명은 어떤 중요한 이야기가 나올지 긴장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포기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하단다."

(1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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