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 - 나만의 속도와 리듬을 찾기 위한 서른 편의 영화
김남금 지음 / 그래도봄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겉만 봐서는 몰라요, 안을 들여다 봐야 알 수 있어요.

책 제목으로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어서 좋았어요.

《혼자가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은 슬기로운 홀로 라이프를 위한 서른 편의 영화를 품은 책이에요.

요즘은 극장을 가지 않더라도 영화를 볼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가끔은 줄 서서 표를 사던 시절의 감성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그때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일이 소중하고 특별했던 것 같아요. 특히 감동적인 영화를 본 뒤에 나누는 수다는 즐거움 그 자체였다고 할까요. 인상적인 장면이나 대사를 떠올리면서 감동을 곱씹는 과정이 좋았던 것 같아요. 어쩌면 OTT 시대로 바뀐 탓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를 만나지 못해서일 수도 있어요.

이 책에는 김남금 작가님의 '나만의 속도와 리듬을 찾기 위한' 영화 서른 편과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미 봤던 영화들은 반가워서 좋고, 아직 못 본 영화들은 새로 알게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여기에 소개된 영화들은 누군가와 함께 보는 영화가 아니어도 괜찮은, 오히려 더 좋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네요. 왠지 영화 이야기로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가 생긴 느낌이에요. 언제든지 곁에 두고 펼쳐볼 수 있는 영화 친구랄까요.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들, 아마도 그 주제가 비슷비슷할 거예요. 자주 만나는 친한 사이인데도 정작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동일한 취향으로 모이는 자리가 아닌 이상 개인적인 취향을 주제로 떠들기는 어렵잖아요. 저한테는 영화가 그런 취향의 영역이라서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영화 속 인물들을 만나듯이, 책으로 나누는 영화 이야기가 재미있었어요. 저자는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만든, 커트 코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3일을 다룬 영화 <라스트 데이즈>가 좋은 이유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호감이 급상승한다고 하네요. 어떤 영화길래 그토록 좋은 건지 궁금해서라도 봐야겠다고 점찍어뒀네요. 그리고 한 편 더, '친구 사귀는 세포를 깨우는 법'이라고 소개한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세 사람의 사랑과 우정은 열정적이지만, 시끄럽거나 소란하지 않다." (186p)이라는 감상평이 마음에 확 와닿았거든요. 우리의 삶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랑과 우정에 대해, 어떤 사랑과 우정을 원하는냐고 묻는다면 저자의 말을 빌려 말하고 싶어요. 뜨거운 얼음 같은, 말도 안 되는 비유지만 모순된 두 성질을 용납할 수 있는 나만의 세계를 존중하며 지켜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