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다 화학이었어 - 주기율표는 몰라도 화학자처럼 세상을 볼 수 있는 화학책
누노 마울리데.탄야 트락슬러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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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호기심은 위대한 발견의 출발점이라고 하잖아요.

훌륭한 과학자들을 보면 호기심과 열정이 원동력이 되어 놀라운 업적을 이뤄냈고, 세상은 과학과 함께 발전해왔어요. 근데 과학 공부는 왜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까요. 특히 화학을 배울 때는 산과 염기가 반응하고 물과 염을 만들고 이온이 반응하여 앙금을 만드는 반응이 신기하기는커녕 복잡한 암기 과목으로 여겨져서 흥미를 잃는 학생들이 있어요. 화학은 물질의 특성과 그 변화에 대한 학문으로, 우리는 수없이 많은 물질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고 그 물질 중에는 우리 자신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화학에 대해 알든 모르든, 좋든 싫든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혹시나 화학의 필요성을 알기도 전에 화학에서 손을 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주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알고 보니 다 화학이었어》는 흥미로운 화학책이에요. 이 책은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의 화학부 교수인 누노 마울리데, 물리학 전공자이자 일간지 <데어 슈탄다르트>의 과학 담당 기자인 탄야 트락슬러가 함께 쓴 화학 교양서라고 할 수 있어요. 화학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고, 아는 바가 적은 대중들에게 화학과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리기 위해서, 더 나아가 화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저자들은 사람들이 화학에 대한 지식이 많아지고, 화학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할수록 우리의 삶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음식과 화학, 인체와 화학, 의약과 화학, 비료와 화학, 플라스틱과 화학, 가스와 화학, 기후와 화학, 화학의 아름다움으로 나누어 화학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화학 지식들을 통해 화학이 바람직하게 쓰이는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구분할 수 있게 되면 우리의 건강과 지구의 보존을 위해 바람직한 화학적 접근법을 살펴볼 수 있어요. 주기율표를 구성하는 수많은 원소를 보면 온갖 형태의 모든 생명체가 주로 한 가지 원소, 즉 탄소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다가오는데, 어째서 탄소가 모든 생명체에게 필수 요소가 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주기율표에서 찾을 수 있어요. 굳이 외우지 않아도 탄소의 성질을 알면 이해할 수 있어요. 탄소는 다른 원자들과 동시에 네 개의 결합을 형성할 수 있어서, 탄소 원자는 긴 사슬의 분자를 형성하는 능력이 있어요. 탄소 화합물은 우리 몸과 음식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탄소 기반 에너지 자원은 산업혁명의 주요 원동력으로 쓰였어요. 인간의 몸이나 증기기관, 가스로 가열되는 열탕 등에서 탄소 화합물이 완전 연소되면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지구의 온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원인이라서 온도가 높아지면 지구는 고등 생명체가 생존할 수 없는 열 덩어리로 변해 버릴 수 있어요. 오랫동안 기후 연구는 앞으로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배출될지 예측하는 접근법이었다면 지금은 반대 뱡향으로 접근해 21세기 말까지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지구라는 행성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다면 획기적이고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데, 그 핵심에 이산화탄소, 석유, 에너지를 다루는 분야인 화학이 있기 때문에 화학의 역할이 중요한 거예요. 우아하고 아름다운 화학반응에 공감할 정도는 아니어도 화학의 필요성만큼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책이네요.


"이 세계의 3대 동력은 무엇일까요?" 강의 중 가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곤 하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주면 강의실은 온통 웃음 소리로 가득 찬다. "첫째는 남녀 간의 사랑이고 둘째는 인간과 돈 사이의 사랑이죠. 그리고 세 번째는 인과 산소의 사랑이랍니다." 좋은 농담이 으레 그렇듯이 그 안에는 진실이 담겨 있다. (197-1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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