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딛고 다이빙 -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
송혜교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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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느긋함으로 게으름을 감추며 살아 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들킨 느낌이었어요.

'뭐야, 내 얘기잖아!'라며 속으로 뜨끔했거든요. 세상에나, '안 움직여 인간'이 여기 또 있었네요.

《침대 딛고 다이빙》은 송혜교 작가님의 생활밀착형 에세이예요. 저자는 스스로를 '안 움직여 인간', 즉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애쓰는 존재라고 정의했어요. 웬만해서는 침대 위를 벗어나지 않고 운동은커녕 산책조차 하지 않는 엄청난 저질 체력을 지녔다면 '안 움직여 인간'일 확률이 99%, 건강을 걱정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걱정마저도 침대에 누운 채, 딱히 개선의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라면 곧 건강 문제로 인해 운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올 거예요. 사람 일은 미루고 미루다가도 마감일을 코앞에 두고 부리나케 해낼 수 있지만 건강은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돌이키기가 어려워요. 요즘 운동에 관한 책들이 눈에 띄는 것도 다 몸에서 주는 신호 때문이에요. 이러다간 큰일난다는 경고인 거죠. 암튼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안 움직여 인간'들에게는 이 책이 그토록 하기 싫은 운동을 시작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우선 저자의 '안 움직여' 역사는 놀랍게도 생후 18개월에 시작되었대요. 돌이 지나도 걷지 않는 아이가 걱정되어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의사 왈, "못 걷는 게 아니라 안 걷는겁니다." (10p)라고 했대요. 병원에 다녀온 며칠 뒤에 거실에 앉아 놀던 아이가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나 뛰었다는 이야기에서 웃고 말았네요. 운동 자체를 귀찮아 하는 것도 타고나는 건가 싶어서 말이죠. 하지만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건 운동 부족으로 인한 건강의 적신호가 왔기 때문이에요. 피곤해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중추신경계 이상이 의심된다고 하더래요. 그제서야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자각을 했고, 살기 위해서 아주 서서히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대요. 그러니까 이 책은 몰라볼 정도로 멋진 근육을 만들어낸 운동 성공기가 아니라 운동하기 싫지만 어떻게든 운동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운동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모두에게 통하는, 완벽하게 재미있는 운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몸 안 쓰는 쪽으로 공통점이 많은 저자의 미세 운동기를 읽고나니 용기가 생기네요. 특히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좋은 자극이 됐네요. 다정하고 명랑한 사람이 되려면 체력은 필수, 꼭 운동을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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