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고흐 - 신을 죽이고 초인을 부른 니체, 귀를 자르고 광기를 부른 고흐, 증보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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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를 든 남자와 붓을 든 남자의 만남.

결코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이지만 이 책에서는 가능해요.

《니체와 고흐》는 니체의 철학이 담긴 글과 고흐의 그림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책이에요.

이 책에는 니체의 문장들을 열 가지 주제, 즉 아름다움, 삶, 신앙,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가, 니체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어요.

"나는 망치로 철학을 한다."라고 말했던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철학이 마치 망치로 모든 것을 때려부수듯이 기존 서구의 전통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자 했기에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이 있어요. 니체의 철학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책을 읽는 것이 수순일 텐데, 아직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미리보기를 선택해도 좋을 것 같아요. 니체의 『반시대적 고찰』 에 수록된, "그대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야만 한다. 과연 그대의 마음 깊숙한 곳이 삶을 긍정하고 있는가? 그대는 만족하는가?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가? 만약 그대의 대답이 진실이라면 이 잔인한 삶에서 해방될 것이다." (62p)라는 문장 옆에는 고흐의 「생트마리 풍경」 (아를 1888, 캔버스에 유채, 오테를로 크뢸러뮐러미술관)이 있어요. 가지런히 보라색꽃이 핀 들판 너머로 마을이 보이는 풍경이에요. 이 풍경에서 무엇을 바라볼 것이냐는 본인의 선택이에요. 주어진 삶을 바꿀 수는 없지만 어떤 삶을 살 것이냐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라는 걸, 그러니 우리는 니체가 건넨 질문에 진실로 답해야만 해요.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와 명화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불우한 삶을 살다간 예술가는 하늘의 별이 된 뒤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화가가 되었어요. 따로 화보집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니체와의 콜라보가 멋지네요. 니체의 문장들을 읽고 사색하면서 고흐의 그림을 보면 머릿속에 떠돌던 수많은 생각들이 뚜렷한 이미지가 되어 정리되는 것 같아요.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 "좋은 종자일수록 수확이 기대만큼 풍요롭지 않다. 그대들, 보다 높은 존재들이여, 너희들은 모두 더러운 인종이 아닌가. 실망하지 말라. 인종 따위가 무슨 소용인가.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세상 사람들의 실없는 웃음을 너희도 이제 배워야 할 때가 되었다. 그대들, 파멸의 자식들이여, 그대들이 부족하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무엇인가. 그대들은 이미 인간의 미래와 충돌하고 있지 않은가. 영혼의 가장 깊은 곳, 별처럼 높은 곳, 그 거대한 힘, 이것들이 모두 그대들의 영혼 속에서 거품을 뿜고 있지 않은가. 이상한 일이 무엇인가. 세상 사람들이 웃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처럼 그대들은 웃으며 자신을 내던지는 방법을 배워라. 그대들, 보다 높은 존재들이여, 아직도 가능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126p)라고 했어요. 지금 이 순간, 가장 배우고 싶은 건 '웃으며 자신을 내던지는 방법'이에요. 아름다운 명화와 함께 깊이 있는 사색의 시간을 가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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