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박지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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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는 박지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2010년부터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세계 최고 기업인 애플로부터 일자리를 제안받고, 3개월도 버티기 힘들다는 그곳에서 4년 동안 일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갖가지 일들에 대한 일잘러로서의 행동 가이드라인을 모두 모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과연 애플은 무엇이 다를까요.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일을 척척 해내는 비결은 바로 단순함이며, 애플 직원들은 하나같이 단순하게 일한다는 거예요.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이기도 한 이 단순함을 저자는 직접 일하면서 습득했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애플의 기능별 조직체계를 설명하면서 내부적으로 탁월함만 용인되는 완벽주의가 어떻게 작용되는지를 알려주네요.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부사장은 디렉터와 매니저에게, 매니저는 실무담당자에게, 실무담당자는 다른 부서의 실무담당자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애플의 모든 직원은 서로에게 완벽함을 바라며, 그 완벽함이 직원의 필수 요건이라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료들에게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힌다고 해요. 3개월도 버티기 힘들다는 이유가 과다한 업무량만이 아니라 애플의 완벽주의 때문이었네요. 애플에서는 아무리 복잡한 주제를 발표해도 그 내용을 슬라이드 한 장에 담아야 해서, 발표 자료를 원 페이지(one-page)라고 부른대요. 담당자가 발표 내용을 원 페이지로 만들지 못한다면 자기 업무를 완전히 숙지하지 못한 것이고 다른 팀과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해요. 어떤 엔지니어는 2주 동안 다섯 차례의 사전 회의를 거치고 나서야 스무 장의 넘는 슬라이드를 한 페이지로 만들 수 있었대요. 저자에게 발표가 매번 힘들었던 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라서 적극적으로 나대야 했기 때문인데, 우리에겐 나대는 행동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애플에선 소위 나대는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애플 직원들이 자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 건 그만큼 혹독한 업무량과 무자비한 완벽주의를 견뎌냈기 때문이고, 고생한 만큼 '내가 만든 제품이 세상을 바꾸고, 수억 명의 소비자를 감동케 한다'란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래요. 탁월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모두를 일류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인 거죠. 애플에서 좀 더 나은 평가를 받으려면 남의 시선을 끌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을 어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일을 찾아서 하는 습관도 필요하다고 하네요. 저자도 애플에서 상사로부터 인정받는 일잘러를 보면서 그들의 실행력과 분석력, 발표력, 협업력을 참고해 자신만의 업무 스타일로 발전시키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해요. 다만 애플에서 요구하는 완벽주의를 좇다 보면 일 중독, 야근 중독, 나중엔 번아웃에 이르기 때문에 끝까지 살아남으려면 시간을 지혜롭게 쓰는 능력이 중요해요. 결국 진짜 일잘러는 일만 잘하는 게 아니라 자기 삶도 잘 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함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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